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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 헬기타고 직접 진두 지휘한 조현오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열린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쌍용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쌍용차지부-범국민대책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선동 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규명과 책임자 엄벌을 위해 쌍용차 노조 강제진압 책임자 처벌,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사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구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열린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의 쌍용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따른 쌍용차지부-범국민대책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선동 씨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규명과 책임자 엄벌을 위해 쌍용차 노조 강제진압 책임자 처벌, 문재인 대통령의 직접 사과,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구성 등을 촉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할 당시,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 진압 작전을 직접 진두 지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파업 한 달 전부터 계획을 세우며 치밀하게 진압 작전을 준비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조 전 청장의 이같은 행태는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처벌은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28일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에 의해 9년 만에 쌍용차 파업 강제진압의 실상이 낱낱이 밝혀지면서 책임자 처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은 조현오 전 청장을 구속수사하고, 공소시효가 끝난 범죄는 특별법을 제정해 살인 폭력진압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2009년 12월, 경기지방경찰청이 발행한 '쌍용차사태 백서(이하, 백서)'에는 당시 조현오 경기청장이 진압 작전을 할 때, 현장으로 직접 나와 지휘하거나 헬기를 타고 공중에서 지휘했다는 내용이 수차례 등장한다.

2009년 8월 2일 조 경기청장은 노사 협상이 결렬되자 진압작전에 돌입하기로 한다. 강희락 당시 경찰청장은 노사 협상의 여지가 있어 시간을 더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조 경기청장은 상급자의 판단을 따르지 않고 강제진압에 돌입한다. 진상조사위 조사 결과에는 이같은 내용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강희락 청장은 2009년 8월 4일 경찰력이 공장에 대규모로 진입할 땐 보고조차 받지 못했다. 8월 5일 조 경기청장이 다시 경찰을 공장에 대규모로 투입하려고 하자, 강 청장은 진압 작전을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조 경기청장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경찰청장을 지나치고 청와대에 직접 연락해 승인을 얻은 다음 진압작전을 펼쳤다. 결국 당시 경찰의 강제진압 작전의 최종 배후에는 청와대가 있었던 것이다.

경기경찰청이 펴낸 백서는 이같은 진압 작전 돌입을 '결단'으로 묘사했다. 2009년 8월 5일 쌍용차 도장1·2공장 옥상 진입 결정에 대해 "대형 참사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과 일부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내려진, 실로 '고뇌에 찬 결단'"이라고 평했고, "특히 작전이 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조원 추락이라는 무선교신이 흘러 나왔을 때에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고 서술했다.

이어 "그러한 순간도 잠시, 경기청장의 결의에 찬 지휘로 진압작전은 계속됐다"며 "노조원들의 심리상태나 위험물의 정도, 경력의 사기 등 작전에 필요한 모든 요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최선의 결정이었기 때문에 진입 결정을 다시 되돌아 볼 필요는 없었다"고 썼다.

조현오, 이른바 '바람작전' 헬기 저공 비행으로 시위대 위협
헬기서 발암물질 '최루액' 살수 지시

경찰헬기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 도장공장 옥상위 노조원들을 향해 최루액을 뿌려대고 있다.
경찰헬기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내 도장공장 옥상위 노조원들을 향해 최루액을 뿌려대고 있다.ⓒ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경찰은 헬기에 물탱크를 장착해 유독성 최루액을 섞은 물 약 20만리터를 공중에서 노조원들을 향해 살수했다. 당시 뿌린 최루액을 경찰청 의뢰로 국방과학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주성분은 2급 발암물질이고, 고농도 용액을 접촉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유독성 물질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은 유통기한이 5년 이상 지난 최루액을 사용했고, 진압동안 사용한 총량을 따져보면 경찰이 최근 3년간 사용한 최루액의 95.5%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었다. 특히 이 최루액은 스티로폼을 녹일 정도로 독성이 강하단 사실도 당시 경찰 시연회를 통해 드러났다.

진상조사위 조사에 따르면, 경찰은 헬기를 이용해 최루액을 산불 진화하듯 10평 정도의 면적으로 쏟아 붓거나, 최루액 봉지를 사람이 있는 곳에 게임하듯 떨어뜨렸다. 당시 최루액을 맞은 조합원들은 살갗이 벗겨지고 수포가 생기는 등 극심한 피부염 증상을 앓은 사실이 확인된다.

그러나 경기경찰청은 '백서'에서 "노조원들을 안전하게 진압하기 위해 헬기를 이용해 최루액을 사용했다"며 "초반에는 헬기에 장착된 물탱크에 최루액을 싣고 쌍용차 공장 상공에서 살포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루액을 2~3리터 용량의 비닐봉지에 담아 투하하는 방법을 사용해 효과를 극대화시켰다"면서, "최루액에 색소를 섞어 투하 함으로써 추후 불법행위자를 식별하기 위한 수사에도 대비했다"고 서술했다.

당시 조 경기청장은 강제진압으로 도장 2공장 내 전 지역을 확보한 후, 8월 5일 오후엔 경기청 기자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최루액에 발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는 논란이 있는데 불에 탄 음식, 고추장, 된장에도 발암물질이 있다"며 "최루액이 발암물질이라며 문제제기를 하는데 경찰은 허용치의 2만분의 1수준으로 최루액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헬기를 최루액 살포뿐 아니라 시위대를 위협하는 데도 사용했다. 헬기로 저공 비행하여 바람을 일으키는, 이른바 '바람작전'을 통해 시위대에게 위협을 가하고 해산시키려 하였다. 진상조사위는 경찰이 헬기를 30~100미터와 120미터 고도에서 비행하면서 바람작전을 펼치고 최루액 혼합살수를 실시한 행위는 경찰항공운영규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기경찰은 '백서'에서 이같은 진압 작전이 노조원들의 이탈을 유도하고, 옥상에 경력 진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찰과 시위대 간 직접적인 몸싸움으로 발생하는 피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노동자가 테러리스트인가?"
노조 파업 진압에 대테러임무 맡은 경찰특공대 출동
대테러장비 테이저건·다목적발사기 등 사용

테이저건에 맞은 쌍용차 조합원의 사진을 보여주며 테이저건의 위험성을 설명하고있다.
테이저건에 맞은 쌍용차 조합원의 사진을 보여주며 테이저건의 위험성을 설명하고있다.ⓒ민중의소리

조 경기청장은 2009년 8월 5일 간담회에서 경찰의 테이저건 사용 논란에 대해 "폭력시위현장에서 테이저건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인식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식이 반영된 것인지, 당시 경찰은 테이저건을 사용할 때는 상대의 얼굴을 향해 전극침을 발사해서는 안 된다는 '경찰장비의 사용기준 등에 관한 규정'을 어기고 노조원 얼굴에 전극침을 쐈다.

또 공장 옥상에 진입한 경찰특공대와 기동대는 저항하는 노조원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대테러장비인 다목적발사기를 사용했고, 항거불능의 노조원을 체포하면서 삼단봉, 경찰봉, 소화기 등으로 과도한 폭력을 행사했다.

'백서'에서 경기경찰청은 8월5일 경찰특공대의 공장 진입 과정에서 다목적발사기로 스펀지탄 35발을 발사했음을 인정했다. 이에 대해 "경찰장비 사용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어느 정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조 경기청장은 대테러임무를 맡은 경찰특공대를 노조의 파업, 집회 시위 등이 발생하면 언제라도 충돌할 수 있는 경찰조직으로 봤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당시 진압에 출동했던 경찰특공대 대원들이 '이러려고 내가 특공대를 했나'라는 자괴감에 시달렸다며, 사건 이후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조 경기청장은 전·의경부대의 진압성과를 높이기 위해 성과주의를 도입했다. 그는 '성과주의 정착을 위한 전·의경부대 등급별 관리 계획'을 각 기동대에 하달해, '경찰관 기동대 평가표'를 작성하게 하고 실적향상을 요구했다.

해당 표에 따르면, 경찰이 시위자를 구속했을 경우 1명당 2점, 불구속 했을 경우 1명당 1점, 훈방했을 경우 1명당 0.1점으로 가산점을 부여했다. 실제 경찰청은 쌍용차 진압과정에서 검거실적이 높은 경찰 직원을 포상 특진 시키기도 했다. 경찰청 인사담당관 자료 중 '09년 쌍용자동차 상황 관련 특진자 현황 통보'에 따르면, 당시 경기경찰청 기동단 소속의 박모 경장이 '쌍용차 불법시위사범 검거'를 공적으로 인정받아 1계급 특진된 사실이 나타난다.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많은 노동자들과 경찰이 피해를 입었지만, 경기경찰청이 발행한 백서에는 '반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히려 "쌍용차 사태에 있어 가장 잘된 점을 꼽는다면 단연코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아무런 변수없이 사태를 평화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라고 자화자찬하기까지 했다.

또 "경기청장을 비롯한 경기경찰청 지휘부는 쌍용차 사태에서 이러한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어 성공적인 사태 해결을 이끌었다"며 쌍용차 파업 강제진압을 '치적'으로 삼았다.

백서에는 경찰 강제 진압에 대한 정부의 평가도 담겼다. 경기경찰청은 "경찰이 이번 사태 해결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며 경기경찰의 노고를 치하했다"며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된 직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경기청장에 대한 격려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9년이 지난 후 경찰청 진상조사위는 "(쌍용차 사건은) 노사자율 원칙에 의해 해결돼야 할 노동쟁의가 경찰에 의해 강제로 해결될 때 생길 수 있는 부정적 결과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경찰력이 노동쟁의 현장에 투입될 때 경계해야 할 선례"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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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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