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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특사, 북미 사이의 중재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가 이번 주에 평양을 방문한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특사로 한 대표단 5명을 5일 평양을 방문해 북측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2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등 올해 3월에 방북했던 특사단과 동일한 면면이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준비를 명분을 내세웠지만, 이번 특사의 가장 주요한 임무는 교착 상태에 들어간 북미관계의 실마리를 찾는 일이 될 것으로 본다. 남북정상회담 준비만 놓고 보자면 지난 번 고위급 회담처럼 남측의 조명균 통일부장관과 북측의 리선권 조평통위원장이 역할을 맡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지난 3월의 특사도 어려웠지만 지금도 쉽지 않은 시기다. 북미는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다양한 채널로 협의를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급속한 냉각기를 맞고 있다. 미국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재개도 거론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중 관계를 문제시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면 한반도 문제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되고 어디에서 해법을 찾아야하는 지도 종잡기 어렵다. 특사의 임무가 고난이도가 될 것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정세는 복잡하지만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원칙은 비교적 분명하다. 우리 스스로 한반도 문제의 주인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8.15경축사에서 이런 결심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며, “남북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때로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지만 우리로서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킴으로써 다른 문제를 풀어나갈 힘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관계 역시 최근 들어 약간의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개성에 설치하기로 했던 공동연락사무소가 늦어지고, 남북 철도연결을 위한 조사 작업도 유엔사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런 문제들에서 우리 입장이 분명해지고, 남북간에 약속한 일들이 순차적으로 이행된다면 설사 북미관계가 다시 차가워지더라도 얼마 안 가 변화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 특사 일행이 북미간 중재에만 머물지 말아야할 이유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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