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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자 세제혜택 축소 검토하는 정부, 이유는?

정부가 주택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하고 대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임대 사업자 활성화 정책이 당초 취지와 달리 투기를 조장하고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기회에 ‘보다 근본적인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등록된 임대주택에 주는 세제 혜택이 일부 과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개선책을 관계 기관과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정부는 지난해 12월, 주택 세입자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다주택자의 임대사업자 등록을 독려했다. 등록 임대주택은 임대 의무기간(단기 4년, 장기 8년) 동안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돼 사실상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집주인에게는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장기보유특별공제, 재산세‧취득세 감면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임대료급등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민간 임대주택을 늘리겠다는 의도였지만 정부가 제시한 각종 세제혜택은 투기를 부추긴다는 비판이 처음부터 제기됐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시세차익을 보전해주는 양도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은 투기 수요를 자극시킬 수밖에 없는 대책이었다”며 “처음부터 8.2 부동산 대책에 조차 역행하는 정책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세제혜택만큼 금융 규제 사각지대도 투기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임대사업자로 등록만 하면 시중은행에서도 집값의 80%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 등 기존 금융 규제에 허점이 있었던 것이다. 현재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을 살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제한되지만 임대사업자의 대출은 그 2배인 80%까지 가능하다는 허점을 투기세력이 파고든 것이다. LTV나 DTI는 가계대출 확대를 막기 위한 목적의 제도인데 임대사업자 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니라 기업대출로 분류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로만 등록하면 시중은행에서도 집값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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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최근 부동산임대업을 중심으로 한 개인사업자대출, 전세자금대출 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개인사업자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증가했고, 전세자금대출 증가율은 37.2%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늘어난 자금이 주택시장에 유입돼 최근 주택시장 투기를 확산시킨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이준규 교수는 이를 두고 “부동산 투기에 꽃길을 깔아주고 있다”는 비판을 내놨다. 이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임대주택등록제는 임대가격 안정에 긍정적 효과를 미치겠지만 주택가격 안정이라는 또 다른 중차대한 목표에는 분명 걸림돌이 되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임대사업자에게 줬던 과도한 세금 감면을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양도세 중과 배제, 종부세 합산 배제 대상을 조정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규제 완화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대책도 마련된다. 금융당국은 임대주택사업자가 기존 보유주택을 임대로 등록하는 것과 신규로 주택을 구입해 임대하는 경우를 구분해 혜택을 축소시킨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사회에서는 이번 기회에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 감시팀 부장은 “임대주택을 등록을 의무화 하고 이를 위한 세제혜택이나 과태료 제재 등을 적절하게 운용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며 “다주택자에게는 등록을 유도하기 위해 당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의무화 이후 임대소득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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