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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협치 명분으로 개혁후퇴 정당화 안된다

이해찬, 손학규 대표 당선으로 여야 모두 이제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목표와 수단이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협치’를 외치고 있다. 줄건 주고, 받을 건 받아서 서로 윈윈하는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 협조가 없으면 법안 하나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현실이니 집권세력이 협치에 매달리는 것은 이해되는 일이다. 집권여당과 관계설정을 잘 해야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할 수 있을 터이니 야당 역시 협치의 대가를 요구하는 정치기술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협치를 명분으로 개혁을 후퇴시키거나 이를 정당화해선 안 된다. 이는 중단없는 개혁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다.

이번 정기국회의 최대 화두는 평화와 민생이지만 각각의 사안을 추진하는 방식은 다르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국회가 초당적으로 4.27판문점선언을 뒷받침 해달라’고 호소해왔다. 이것은 4.27판문점선언의 문안을 누가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야당의 일방적 협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손학규 대표 표현대로라면 야당이 주기만 해야 한다.

반면 민생은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이 “민생경제에서 만큼은 진정한 협치를 기대해본다”고 했듯이 무엇이든 주고 받기가 가능하다. 정부와 여당은 470조 슈퍼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소득주도성장을 유지하고 경제민주화 법안들을 동시에 가결시켜야한다. 하지만 야당들이 판문점선언을 헐뜯으면서 민생경제에 대해 비타협적인 태도를 취하면 집권여당이 거꾸로 큰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 야당과 협력을 하겠다는 여당의 바람이 결국 개혁의 후퇴를 야기할 조건들이 형성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지율이 동반하락하는 추세다. 대통령은 53%, 민주당은 40%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자체로는 낮지 않은 지지율이지만 추세가 급격한 하향추세라 당사자로선 ‘뭔가 해야한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기엔 충분하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도 대체로 자영업자의 이탈 등으로 점쳐져서 경제민생 분야에서 타협이 이뤄져야한다는 강박증세를 보일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초심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적반하장식으로 여소야대 정치권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고집불통 정권의 밀어붙이기로 매도당할 수 있다. 한반도 문제를 포함하여 모든 개혁조치들이 야당과 흥정물이 되면 결국 아무런 책임감 없는 야당의 의도대로 결론이 날 수 있다. 이는 여야를 뛰어넘어 기득권세력의 흥을 맞춰줄 일이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무엇이 개혁이고 무엇이 반개혁인지 국민에게 호소하고 정책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반드시 국민들이 보답하는 길을 찾을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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