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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영화제에서 놓치지 않고 봐야 할 추천작 6선
영화 ‘소리 없는 아이’(The Silent Child)
영화 ‘소리 없는 아이’(The Silent Child)ⓒ스틸컷

제19회 장애인영화제(PDFF)가 7일 오후 7시 롯데시네마 합정에서 개막된다. 이번 영화제에선 관객이 즐길 만한 대중적인 작품, 아카데미 영화제 수상작, 칸영화제 경쟁작, 애니메이션, 극영화, 다큐멘터리를 망라하는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포진해 있다. 미국, 벨기에, 일본, 영국 등 유럽과 미주, 아시아에서 온, 거장부터 신인까지, 대중적인 작품부터 실험적인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최은영 장애인영화제 프로그래머가 모두가 즐길만한 이번 영화제에서 놓치지 않고 봐야할 작품들을 선정했다. 배리어프리 음성해설 작가와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의 로맨스를 그린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나는’, 이병헌 주연 ‘그것만이 내 세상’ 등 관객이 기다려온 작품들을 만날 수 있고, 시각장애 모녀 이야기 ‘터치’, 지체장애 소녀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그린 해외작품 ‘내 사랑을 받아줘’ 등도 만날 수 있다.

전체상영작은 화면해설과 자막이 있는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무료’ 상영되며, 영화제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pdff.or.kr)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장애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소리 없는 아이’가 우선 추천됐다. 올해 아카데미영화제 픽션 부문 단편영화상을 수상한 크리스 오버턴 감독의 화제작이다. 청각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편견 어린 시선을 사회복지사의 눈으로 바라본다. 청각장애인이 자신을 드러내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언어인 수어의 중요성, 한 인간이 자신의 세계와 단절될 때 겪는 고통에 대해 이 영화는 섬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각각의 캐릭터에 대한 심도 있는 묘사, 청각장애인 리비 역을 맡은 매지 슬라이의 어린 나이가 무색할 정도의 감수성 풍부한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나는’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나는’ⓒ스틸컷

해외초청작인 ‘빛나는’과 ‘내 사랑을 받아줘’도 꼭 봐야하는 작품들이다. 영화 ‘빛나는’은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 가운데 한 명인 가와세 나오미의 작품으로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와 배리어프리 음성해설 작가의 로맨스를 그린 이 영화는 배리어프리 작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을 통해 보이는 것을 어떤 방식으로 묘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토론과 숙고는 인간이 지닌 감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가와세 나오미 영화 특유의 사색적이고 고요한 이미지는 이야기 너머에 존재하는 감각의 총아로서의 영화를 음미하게 한다.

영화 ‘내 사랑을 받아줘’는 제이크 유즈나 감독이 만든 영화로 중증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로맨스를 담고 있다. 중증 지체장애인 소녀 애니는 여름캠프에서 만난 잘생긴 청년봉사자 그렉에게 첫눈에 반한 상태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주변인들의 우려 섞인 시선으로 인해 도통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마침내 그렉과 보낼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인 파티의 밤, 애니는 실연으로 우울해하던 친구의 도움으로 마지막으로 그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기회를 잡는다. 중증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로맨스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감독은 가볍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지체 장애인의 사랑을 그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발랄한 로맨스 영화의 톤을 유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주인공 애니 역을 맡은 앨리슨 카메론 그레이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핑크빛 무드로 가득 채우고 있다.

영화 ‘내 사랑을 받아줘’
영화 ‘내 사랑을 받아줘’ⓒ스틸컷

이번 영화제 경선 출품작인 단편 ‘터치’와 ‘Love Spark’도 주목된다. 이미지 감독의 영화 ‘터치’는 어린아이를 키우는 젊은 장애인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처한 현실을 아프게 돌아보는 작품이다. 시각장애인 엄마와 함께 사는 일곱 살 현지는 소리 나는 신발을 신고 다닌다. 아기들이나 신는 신발이라는 또래들의 핀잔도, 시끄럽다고 타박하는 동네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현지는 신발을 벗지 못한다. 아이의 소리를 들어야만 안심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 엄마와, 영원히 아이일 수만은 없는 현지가 겪는 마음의 갈등은 한 비극적인 사건을 통과하며 변화의 국면을 맞는다. 소리 나는 신발, 맹인안마사, 숨바꼭질이라는 이야기의 질료들을 터치라는 하나의 감각으로 묶어내는 노련한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최유진, 김명준이 연출한 ‘Love Spark’는 콘센트와 플러그가 짝을 지어 불을 밝힌다는 아이디어를 활용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수작 애니메이션이다. 플러그와 전구를 단 콘센트가 짝지어 전구에 불이 켜지면 동경하는 달로 가는 세상. 부러진 플러그는 짝을 찾고 싶지만 아무도 그를 돌아보지 않는다. 큰 덩치 탓에 맞는 짝을 찾기 힘든 콘센트를 만나 짝을 지으려 하지만 그들의 만남 또한 쉽지 않다. 남들과 다른 이들이 서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며 믿음으로 이루어내는 해피엔딩에는 장애인을 비롯한 소수자들의 삶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녹아있다. 수준급의 3D 애니메이션과 다채로운 앵글, 정감 있는 캐릭터들과 따뜻한 상상력이 결합한 재치 있는 작품이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스틸컷

국내초청작인 ‘그것만이 내 세상’도 꼭 봐야하는 작품으로 꼽혔다. 최성현 감독이 만든 ‘그것만이 내 세상’은 가정폭력으로 흩어진 가족이 우연한 기회로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한때는 유명 복서였지만 지금은 스파링 상대로 전락한 마흔 살의 조하는 우연히 17년 전에 헤어진 엄마를 만나 함께 지내게 되고,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진난만한 동생 진태와 조우한다. 돈을 벌어 캐나다로 갈 생각에만 골몰하는 조하는 진태와 함께 지내며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 휩싸인다. 숱한 절망에 길들여진 조하와 엄마 인숙의 기구한 인생과 대비되는 순수한 진태의 천재적 재능은 영화 속에서 가족의 삶에 희망의 빛을 던진다.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드라마에도 불구하고 스테레오타입의 연기를 넘어서는 진태 역을 맡은 박정민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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