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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일정’ 못 박은 김정은, 이제 공은 트럼프에게 넘어갔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이 5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의견을 나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이 5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의견을 나눴다.ⓒ청와대

5일 방북한 대북 특사단이 거둔 최대 성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직접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 실현"이라는 확답을 받아온 것이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간 '비핵화-종전선언'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던진 '승부수'가 통한 셈이다. 이에 따라 잠시 멈칫 했던 '한반도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반도 정세를 가를 공은 다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비핵화 '의지 표명' 넘어 '일정'까지 못 박은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5일 방북한 대북 특사단에게 거듭해서 비핵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본인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해 남북 간에는 물론 미국과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라며 "이런 신뢰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북한과 미국 간의 70년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라는 말이 가장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만료일인 '2020년 말'을 비핵화 마지노선으로 구체화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대외적으로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심지어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엔진 실험장 폐쇄 등 선제적인 조치도 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대북강경파를 중심으로 한 일각에선 계속 의문을 제기했고, 북미간 '비핵화-종전선언' 협상은 더 이상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을 두고 특사단에게 답답함을 토로한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나가는데, 이런 걸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직접 '비핵화 일정'까지 못 박았다.

특사단 방북 전날인 4일 밤 이뤄진 한미 정상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는 메시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언급은 미국의 비핵화 방법과 일정 요구에 대한 답변의 성격으로도 읽힌다.

또 김 위원장은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이른바 '동시행동 원칙' 준수를 강조했다고 정 실장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언급한 비핵화가 신고부터 검증까지 모든 단계의 완료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 단계를 모두 마친 것으로 해석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보통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생각할 때 '종전선언'이라는 게 한반도 비핵화의 입구에 해당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시점에 '평화협정'을 맺는 것으로 안다"며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안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한 것은 평화협정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임종석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한다면, 향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수순은 순조롭게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 실장은 6일 저녁 존 볼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김 위원장이 전달을 요청한 메시지를 전하기로 했다. 지난달 방북 일정을 전격 취소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달 중 직접 방북할 가능성도 높다.

문 대통령은 이달 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관련 논의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남북관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과 만나 오는 18~20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정상회담 전 개소하기로 했다. 남-북-미 삼각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방북 결과를 보고 받고는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 파견 다음 날인 6일 곧바로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첫 회의를 열면서 "특사단 방문 결과는 정말 잘 됐다.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큰 기대를 갖게 됐고, 그와 함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그것을 위한 북미 대화 이런 부분도 좀 촉진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됐다"며 "남북정상회담에서 더 풍성한 결실이 맺어지도록 준비위가 잘 논의해달라"고 밝혔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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