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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아파트 더 지으면...‘내 집 마련의 꿈’ 가까워질까?
서울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시세표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부동산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시세표 앞을 한 여성이 지나가고 있다.ⓒ뉴시스

집값이 연일 고공행진이다. 6일 부동산컨설팅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25개구의 최근 1년간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3.3㎡당)은 16.4%에 달했다. 지난 5년간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연평균 5~6%를 기록하던 박근혜 정부 당시 상승률보다 월등히 높다.

정부가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며 야심차게 내놓은 ‘8.2부동산대책’ 이후 1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인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집값 급등의 근본 원인이 저금리 정책기조에 따른 ‘유동자금 부동산 쏠림’ 때문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집값을 잡겠다’던 정부 정책 강도가 투기 수요를 잠재울 만큼 높지 않았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보유세 강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거나, 대출 사각지대를 고려하지 않은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정책이 결국 투기를 자극했다는 시민사회 지적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집값 급등 원인이 ‘공급 부족’에 있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입지가 좋고 가격이 저렴한 집이 더 많이 공급되어야 시장 가격이 낮아질 텐데 그 공급이 막혔다는 주장이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이른바 ‘로또 아파트’ 청약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 이들 수요를 단순히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으로만 볼 수 있겠냐는 게 업계의 항변이다.

집값이 크게 오르고 여론이 악화하자 정부는 결국 지난달 27일, 주택공급 확대를 골자로 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투기지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수요 억제를 강화하는 한편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양질의 저렴한 주택 공급 확대”를 공언한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인근 ‘다양한 규모의 330여개 공공택지’를 추가로 개발해 30만호 이상의 주택공급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개발 지역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까지 풀어 “입지 좋고 가격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공급 확대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추석연휴 전, 관련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말, 주택을 더 공급하면 집값이 잡히고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더 가까워지는 것일까?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공급 늘면...서민들 내 집 마련의 꿈 이뤄질 수 있을까?
주택공급 계속 늘어 보급률 100% 육박하는데...자가 보유율은 뒷걸음질
“결국 다주택자 배불려” 비판 나와

정부는 지금까지 주택 공급량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 주택 수요는 연평균 28만호에 조금 못 미친다. 반면 신규 분양과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전망 등을 감안하면 공급량은 33만호 수준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5만호 이상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시장 심리 안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지금이 아니어도, 내 집 마련 기회는 있다”는 시그널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늘어나는 신규 주택 공급량이 누구에게 돌아게 되느냐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전국 주택보급률은 2005년 98.3%였던 것이 2008년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고 2016년에는 102.6%까지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는 이미 1가구 1주택이 공급된 것이다. 서울도 같은 기간 주택보급률이 93.7%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해 96.3%로 올라섰다. 서울에도 10가구 중 9가구가 살 집은 공급돼 있다.

주택은 꾸준히 늘어났지만, 자기 집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인 ‘자가 보유율’은 뒷걸음질 쳤다. 2005년 55.6%이었던 자가 보유율은 10년 뒤인 2015년에 51.9%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서울은 44.6%에서 41.1%로 3.5% 떨어졌다. 주택은 10가구 중 9가구가 살만큼 공급됐는데 정작 집을 가진 가구는 10가구 중 4가구도 안되는 꼴이다.

지난해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과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개인 부동산 보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보유 주택 총액 기준 상위 1%에 해당하는 사람은 13만9천명이었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은 90만6천채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 37만채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위 1% 1인당 평균 보유 주택수도 3.2채에서 그 2배 이상인 6.5채로 급증했다.

결국 늘어난 주택은 무주택 서민이 아닌 다주택자에게 더 많이 돌아간 것이다.

게다가 수도권과 서울 중심의 주택 확대는 주변 집값을 올려 서민들의 주택마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신규로 조성될 택지 주변은 개발 호재로 덩달아 집값이 오르고 결국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 꿈이 더 멀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공급확대 대책이 발표된 직후 논평을 통해 “공급확대는 결국 투기를 조장할 뿐”이라며 “신도시 몇 개 늘리는 땜질식 처방 아니라 부동산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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