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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중당 이상규 대표 “정부가 주춤거리는 사법적폐 청산, 우리가 나서겠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민중당 사무소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민중당 사무소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법부가 국민을 짓밟은 거잖아요. 국민들은 경찰 수사가 잘못되더라도, 1심과 2심의 재판에서 아무리 억울함이 있더라도, 대법원에서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기대를 내팽개친 겁니다."

민중당 이상규 상임대표는 6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을 때의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취임한 지 이날로 14일째인 이 대표의 목소리에는 새 출발의 기쁨보다는 답답함이 가득 묻어났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개혁에 머뭇거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사법부의 적폐에 대해서는 "아예 손을 못 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지금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기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며 "이게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 사법적폐다. 아예 손을 못 대고 있지 않느냐. 검찰이 찔끔찔끔 수사하는 정도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사법농단, 대통령이 무릎 꿇고 사죄해야"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민중당 사무소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민중당 사무소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 대표의 진단처럼 현재 정권이 사법적폐를 해결할 의지가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 전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평가받았던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사법농단'의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단적인 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대법원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을 했다는 사상 초유의 일이 드러났음에도 실질적인 진상규명과 피해자 구제를 위한 조치들은 더디기만 하다. 참여정부 시절 사법개혁에 참여했던 한 지식인은 "사법개혁에 침묵하는 민주정부는 처음"이라고 쓴소리까지 했을 정도다.

이 대표는 정부가 보다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이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문 대통령이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표명한 것은 "사법부의 일이라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지금 사법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의 위기라고 말할 수 있다. 사법부의 신뢰회복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발언한 것이 사실상 전부다.

이 대표는 "삼권분립을 핑계 대면서, 법을 핑계 대면서 (사법개혁에) 뒷짐 지는 것"이라며 "촛불에 의해서 들어선 정권이고, 그 정권이 임명한 대법원장이라면, 양심적인 판사들을 믿고 지금보다 과감하게 (사법개혁을) 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평했다.

이 대표는 "(사법농단 피해 대상 중 하나인) KTX 승무원 문제는 특별채용 방식으로 해결했는데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다른 문제는 그렇게 해결하지 않느냐"라며 "사법농단 피해 당사자들을 전부 청와대에 초청해서 사실은 대통령이 먼저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 삼권분립 때문에 문 대통령이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현재 거대 정당들도 사법농단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 여야 (원내교섭단체들)에게는 (사법적폐를 해결할) 답이 없다고 본다"며 "지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는 개혁 의지가 전혀 없고, 종북몰이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북'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민주당이 정말 의지가 있다면, 사법농단 해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당론으로 정하고 추진해야 한다. 그걸 보면 민주당의 진짜 속내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적폐 청산' 민중당이 나선 이유는
"정권의 '개혁' 동력 약화돼선 안 돼"

1일 오후 5시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양승태 구속처벌! 특별재판부 설치! 적폐법관 탄핵! 피해 원상회복! 사법적폐 청산 문화제에서 민중당 이상규 당대표와 참석자들 양승태 구속,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1일 오후 5시 대법원 앞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열린 양승태 구속처벌! 특별재판부 설치! 적폐법관 탄핵! 피해 원상회복! 사법적폐 청산 문화제에서 민중당 이상규 당대표와 참석자들 양승태 구속,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옛 통합진보당은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피해당사자 중 하나다.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부가 박근혜 청와대와 협상할 사안이 담긴 문건에는 '내란음모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등이 언급돼 있었다.

통합진보당 의원으로 19대 국회에서 의정활동을 펼쳤던 이 대표도 '재판거래' 피해자다. 그러나 정작 피해 당사자인 이들의 목소리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양승태 대법원은 대법원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재판을 법과 양심에 따라 판결한 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입맛에 맞춰서 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KTX 승무원들의 부당한 해고도 정당한 해고가 됐고,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중에서 통합진보당은 가장 많이 연루됐다.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재판, 통합진보당 지위확인소송 등이 거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국민들은 예의주시해서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행동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분노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사법농단의 (피해) 당사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문재인 정권의 (개혁) 동력이 약해지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중당 2기 지도부의 취임 첫 일성도 '양승태 구속'과 '사법농단 진상규명'이었다.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처음으로 의결한 안건이 당내 사법적폐청산특별위원회의 구성이었을 정도로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중당은 지난 4일부터 광화문 농성에 돌입하면서 사법적폐를 청산하는 데 당이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손을 못 대고 있는 사법적폐 청산을 민중당이 나서서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사법농단의 피해를 입은 KTX 해고노동자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전교조 조합원 등과 같이하는 정당은 거의 없다. 현장에 가보면 민중당밖에 없을 정도"라며 "그래서 우리의 책임이 보다 막중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판 거래에 의해 자신의 마지막 권리를 빼앗긴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구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사법개혁의 첫 걸음으로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법원행정처의 문건들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특별조사단에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으로 분류한 410개의 문건 외에 당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모든 문건을 공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상징적으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시켜야만 그 밑에 있던 못된 판사들이 줄줄이 (당시 사법부의 비위를) 고백하기 시작할 것이고, 그러면 이들의 체계는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당시 법원행정처가 생산한 모든 문건이 다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이 일일이 (문건 내용을)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문건을 공개하는 것이 맞다. 그래야만 사법부가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며 "국민의 힘을 빌려서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해야 한다. 사법부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하면 제 식구 감싸기나 꼬리 자르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의 분노와 감시망 속에서 양승태 사법부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 힘을 모으는 것을 민중당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차기 지도부의 과제는?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 내야"
"민중당, 민중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는 정당임을 알려갈 것"

민중당 이상규 상임대표와 홍성규 사무총장 등 신임대표단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민중당 이상규 상임대표와 홍성규 사무총장 등 신임대표단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번 지도부에게는 사법적폐 청산 외에도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있다. 바로 오는 2020년 차기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오히려 진보정당이 설 자리가 더욱 줄어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0년 총선까지 당을 이끌어야 할 지도부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이번 지도부에게는 총선 승리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총선에서 민중당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야만 그것을 기반으로 해서 진보 집권의 새로운 전망을 펼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여건을 만드는 것이 이번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를 거치며 당원들이 존재감과 지지율에 대한 갈증을 많이 호소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민중당은 민중을 위해 거리에서 투쟁하는 정당, 유일하게 북과 손잡고 자주통일을 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온 정당이라는 것을 현장에서부터 알려가고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민중당 사무소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민중당 사무소에서 민중의소리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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