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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ICBM 없는 북한 9·9절의 의미

북한이 9일 열린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식에서 ICBM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연설을 통해서도 ‘경제 건설’을 강조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외부 세계의 공격 위협과 침략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당의 노력을 기반으로 강력한 군사력을 발전시켰다”면서도 “전쟁에 대비하는 동시에 경제 개발을 위한 전투도 준비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별도의 공개발언에 나서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방문이나 9·9절 기념식에서 나온 북한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을 이행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북한 시민들이 든 ‘경제력 구축 기반을 앞에 두자’는 팻말은 올해 들어 북한이 채택한 ‘새로운 전략노선’을 반영한 것으로 봐야 한다. 남북, 북미관계에서도 북한은 새로운 전략노선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이 재확인된 것이다.

물론 북한이 이번에 ICBM등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해서 그 동안 개발해 온 핵 억제력이나 ICBM능력이 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외부 세계와의 관계 개선이 무산되고, 미국의 군사훈련과 같은 안보적 위협이 재개될 경우 북한은 지난해 까지의 ‘병진노선’을 다시 꺼내들 것이 분명하다. 어떤 공동체건 외부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순리이기도 하다.

미국이나 한국의 강경파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의심한다.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의 방북이 갑자기 무산된 것이나, 우리 국회에서 판문점 선언 비준 문제가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부딪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이번 9·9절 행사를 보더라도 북한의 정책방향은 일관성 있게 유지되어 왔다. 그렇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할 시간에 비핵화를 진척시켜 나갈 수 있는 상응하는 행동을 준비하는 게 더 합리적일 것이다.

마침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일행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비핵화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미국이 강조해 오던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한 셈이다. 이제 미국이 움직일 때다. 그 첫발은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의 방북을 재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가 오고 있다며 기대를 표시했고, 이번 열병식에 대해서도 “크고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행동에 나서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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