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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영장 기각 “일방적 비난 안 된다”는 김기영 후보자의 부적절 발언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김기영(50·사법연수원 22기)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한 법원의 무더기 영장 기각 사태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김 후보자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사법농단 수사에서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법원의 기각률이 90%에 달한다’는 청문위원 측 지적에 “단순히 통계가 낮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 봐야한다”고 답했다.

그는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법원의 영장 기각률이 높다는 통계가 나오고 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법관은 개개 사건에 관해 기록을 열심히 보고 자기가 판단하는 바에 따라 정당하게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양승태 사법농단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답변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부분의 질문에 즉답을 하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자신이 최근까지 몸담았던 법원 조직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아무리 형식상 법원 조직과 별개 기관인 헌재 재판관 후보자 자격으로 청문회장에 선 것이라고 하더라도, 사법농단 사태가 사법 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김 후보자의 회피성 태도는 부적절해 보인다는 것이 법조계 안팎의 지적이다.

또한 영장 기각률이 높은 상황을 두고 ‘단순한 통계’라고 언급한 것 역시 현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 결여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법원은 검찰이 요구하는 자료 제출을 거부해놓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 ‘임의제출의 가능성이 있다’며 영장을 기각하거나, ‘범죄혐의 성립이 되지 않는다’는 등 유무죄 판단까지 예단하는 식의 이례적인 기각 사유를 들면서 사실상 검찰 수사를 방해해 왔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관계자는 “사법농단 사태에 관한 영장 기각률은 놀라울 정도로 이례적이고, 영장 기각 사유에 정교함이 결여된 논리들이 많다는 점을 부인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법농단과 관련해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은폐 내지 축소 의혹이 계속 확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영장 기각률이 높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라며 “그럼에도 그 판단이 정당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의 태도는 같은 날 열린 청문회에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소신을 밝힌 이석태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이 후보자는 “법관이 외부로부터의 독립을 이뤘다 하더라도 내부에서 재판을 잘할 수 없다면 문제”라며 “사법부나 법관이라 하더라도 불법적인 게 있다면 당연히 제대로 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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