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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 노동자 끝내 외면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70일째 대한문 앞에서 분향소를 차리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전라남도 여수시법원 앞에 나타났다. ‘시골판사’로 첫 출근길에 나선 박보영 전 대법관에게 자신들이 9년째 출근하지 못하는 이유를 묻기 위해서다.

박 전 대법관(57‧사법연수원 16기)은 대법원 퇴임 이후 고액 수임료가 보장된 대형 로펌 변호사가 아닌 1심 소액사건을 전담하는 시‧군 법원 판사를 선택했다.

박보영 대법관이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
박보영 대법관이 지난해 7월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퇴직 이후의 선택이 아름답다고 해서 대법관 시절의 판결이 미화될 수는 없다. 박 전 대법관의 판결로 많은 이들은 거리로 내몰려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11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대법원 3부의 주심 판사다. 또 법원행정처가 박 전 대법관이 주심으로 판결한 ‘쌍용차 정리해고 사건’과 ‘철도노조 파업 사건’을 “VIP(대통령)와 BH(청와대)의 원활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최대한 협조해 온 사례”로 꼽으며 재판거래를 시도한 정황이 문건을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법원 판결이 재판거래가 아니었는지’, ‘쌍용차 정리해고가 왜 정당하다고 판단했는지’를 박 전 대법관에게 직접 듣고 싶다며 면담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판결문과 빨간 펜을 들과 왔으니 “회사가 정리해고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고 판단한 이유와 회계조작이 없었다고 보는 근거와 그로 인해 서른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 무관하다고 보는 보편타당한 이유”를 밑줄 그어가며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판사는 판결문으로 말한다 한다면, 지난 사건에 대해 사안별로 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한다면, 그것이 바로 전관예우를 받고 있는 것”이라며 “인생 2막을 시골판사로 법의 혜택 보지 못해 어려움에 처한 이들 위해 살겠다면 해고 노동자들을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거나 사측이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조해현)의 원심을 깨고 “경영자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법관은 사측이 ‘회계 조작’을 통해 정리해고를 정당화했다는 노동자 측의 주장에 대해 사측의 회계가 합리성을 결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이날 참가자들은 ‘시골판사? 공범판사!’, ‘사법농단 양승태와 한통속 박보영 사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박 전 대법관은 출근 시간보다 25분 늦은 9시 25분 경 검은색 관용차에서 내려 경찰과 경호 인력의 경호를 받으며 곧장 사무실로 올라갔다. 항의하는 노동자들과 수많은 취재진, 경호원들이 몸싸움을 벌였지만 박 전 대법관은 말 한 마디 없었다.

김득중 쌍용자동차 지부장 등 노동자 대표 4명이 해고 무효 판결을 낸 고등법원 판결문을 들고 법원에 들어가 면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박 전 대법관은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이를 거부했다.

2시간 30분 만에 법원에서 나온 김 지부장은 “전관예우 벗어던지고 내려 온다는 박 전 대법관이 해고 노동자들을 만나지 않는 이유를 도대체 알 수 가 없다”며 “이런 자세와 태도로 어떻게 서민, 약자를 위해 소액판결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법관의 입장을 확인할 때까지 지역단체들이 여수시법원 앞에서 집회나 1인 시위를 이어나간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등 40여명은 10일 오전 8시 여수시법원 앞에서 “‘시골판사’ 박보영 전 대법관 쌍용차 정리해고 판결 사과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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