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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내게 노조 출범 후 1호 해고자라 취업이 안 된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의 공짜노동강요, 불법적 노조 죽이기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공짜노동 분류작업 개선과 협상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공짜노동강요, 불법적 노조 죽이기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공짜노동 분류작업 개선과 협상을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임화영 기자

“본사에서 온 과장급 직원에게 ‘당신은 노조출범 1호 해고자라는 상징성 때문에 취업이 절대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단지 동료들과 건강하게 열심히 일하고 싶을 뿐이다” (CJ대한통운 경주터미널 해고노동자 이진성 씨)

이진성(52)씨는 택배노동자로 16년을 일했다. 그 중 10년 이상을 CJ대한통운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작년 4월 해고됐다. 그때부터 지금껏 그는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는 ‘해직자’ 신세다.

이 씨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노조) 소속 조합원이다. 해고당한 이유는 ‘노조 설립’이었다. 작년 4월 그는 동료들과 함께 택배 대리점 점장이 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간다며 이를 시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

복직시켜 달라고 호소하며 이곳저곳에 알아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놀라웠다. “당신은 노조출범 1위 해고자라는 상징성 때문에 안 된다”는 말이었다.

CJ대한통운에서 정식 택배 노동자로 일하려면 ‘사번코드’가 있어야 한다. 회사는 그에게 사번코드 발급을 거부했다. 결국 16년 간 택배 일을 해 온 이 씨는 ‘택배 아르바이트’를 해 생계를 꾸려가야 했다. 동료들의 일감을 나눠 일을 돕고 그들이 받은 월급에서 자신의 몫을 나눠 갖는 식이었다.

10일, 그는 정식으로 복직되기를 희망하며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농성을 시작한다. 이 씨는 “17개월이 지나면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더 이상 변화가 없으면 이 현장에서 버티기 힘들 것 같다고 느꼈다. 오늘부터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소속 노동자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CJ대한통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즉각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노조)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소속 노동자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하는 CJ대한통운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즉각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민중의소리

이 씨 곁에는 택배노조가 있다. 노조는 10일 오후,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CJ대한통운이 노조 소속 노동자들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했으니 처벌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노조가 제시한 CJ대한통운의 부당노동행위는 ▲취업 방해 블랙리스트 작성 ▲노조와 교섭 회피 ▲노조 조합원 물량 줄이기를 통한 직장 폐쇄 등이다.

이 씨의 사례는 ‘블랙리스트’에 속한다. 노조는 “CJ대한통운에는 노조 활동을 한 노동자에게 극단적 불이익을 주는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블랙리스트에 들어간 조합원들에 대해 취업을 금지했다. 심지어 그의 가족들까지 터미널(물류가 모이는 곳)에 접근하는 것과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밝혔다. 또 다른 택배회사에 취업하는 것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제시한 사례가 바로 경주터미널 이진성 조합원과 수원 영통터미널 최윤경 조합원이었다.

이에 대한 회사의 입장은 ‘대리점의 문제이니 대리점장이 알아서 할 문제이고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노조는 사실상 대리점들이 원청인 CJ대한통운 본사의 지시를 받아 일하는 구조이므로 본사가 관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은 “의혹을 제기하는 저희가 모두 취업이 안 되고 있는 것이 블랙리스트의 증거”라면서 “취업하려고 하면 이 사람은 취업 불가 명단에 있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거나 아예 취업을 거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조합원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 집회를 열어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조합원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CJ대한통운 규탄 집회를 열어 근로조건 개선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임화영 기자

정부가 인정한 ‘합법’ 노조와 교섭 외면하는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은 힘을 모아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작년에는 ‘노조 설립신고증’도 받았다. 합법적으로 노조가 된 것이다. 노조가 만들어지면 회사는 ‘노사교섭’에 나와야 한다. 그런데 노조설립 11개월이 되도록 회사는 노조의 교섭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노조는 CJ대한통운과 대리점연합회가 위탁대리점들에게 교섭회피를 지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택배 노동자들이 ‘노동자’가 아니라 ‘사장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특수고용노동자’ 문제는 이미 사회적으로 결론이 났다. 그 종결점이 고용노동부의 노동조합 설립 인정이었다.

이진성 씨는 정부에 “택배노조는 노동부에 설립 필증을 받았지만, CJ대한통운에선 정부의 합법적 필증이 휴짓조각이 되고 있다”며 “우리가 어떤 취급,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봐 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CJ대한통운이 노동조합원의 배송물품 송장에 인쇄한 별표 표시.
CJ대한통운이 노동조합원의 배송물품 송장에 인쇄한 별표 표시.ⓒ구자환 기자

CJ대한통운의 노동조합 탄압은 ‘별표 2개(★★) 표시’로 유명하다. 노조에 소속된 택배 노동자들의 물량에 별표 2개를 표시해 빼돌린 다음, 다른 지역에서 일하는 직영 택배기사에게 맡겨 대체 배송을 하게 하는 것이다.

노조는 이것이 ‘공격적 직장폐쇄’라고 주장했다. 지난 6월 30일 하루 경고파업을 하고 현장복귀를 선언했는데 7월 3주까지 물량 빼돌리기를 했고, 마치 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호도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노동부에 각종 위법행위를 고소했으나 제대로 된 처벌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대응이 느린 데 반해 CJ대한통운 등의 부당노동행위는 갈수록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노조는 이같은 내용을 명시해 CJ대한통운의 부당노동행위 처벌을 촉구하는 서한을 노동부에 제출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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