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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부 적폐수사에 대한 입장 내놔야

법원이 사법적폐 수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는 사이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유출했던 대법원 기밀자료를 파쇄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법원행정처는 10일 저녁 이런 사실을 확인해 검찰에 전달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증거인멸 행위가 벌어진 것이다.

지난 3일부터 검찰은 유해용 전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나 청구했다. 하지만 영장을 담당하는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유 전 연구관의 자료 반출 행위는 부적절하지만 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수사기관이 이런 자료를 갖는 건 재판의 본질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죄인지 아닌지는 영장 담당 판사가 결정할 일은 아니다. 또 법복을 벗은 변호사가 재판 자료를 가지고 나가는 건 단지 ‘부적절’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갖게 되는 건 ‘재판의 본질에 대한 침해’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영장 기각의 사유 치고는 참으로 옹색하다.

사법적폐 수사에서 영장 담당 재판부가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한 건 무려 90%라고 한다. 지난 해 나온 ‘2017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 5년간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이 10%수준이다. 그야말로 하늘과 땅의 차이가 난다. 누가봐도 법원이 자기 방어막을 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결과이며, 나아가 법원이 증거인멸을 방조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이 정도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자기 입장을 밝혀야 한다. 영장 발부 여부는 담당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미룰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6월 대국민담화에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이후 법원의 태도는 사뭇 달랐다. 다시 한 번 적폐 수사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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