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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법부 추가범죄 조장하는 김명수 대법원장의 ‘민주적 리더십’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임화영 기자

‘민주적 리더십’이란 말이 이렇게 무색할 때가 또 있었나 싶다. 김명수 대법원장과 그를 필두로 한 사법부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현재 김 대법원장 휘하의 사법부는 양승태 시절 반헌법적 범죄 행위를 단죄하기는커녕 진실규명을 향해 나아가는 검찰 수사마저 방해해왔다. 이런 상황은 사법부의 추가 범죄를 조장하는 후과마저 낳았다.

지난 6월 말부터 약 두 달 반 동안 진행된 검찰의 사법농단 사건 수사의 진척 상황은 종종걸음 수준이다. 법원행정처는 검찰의 임의제출 요구를 지속적으로 거부하고 있고, 이에 따라 검찰이 필요한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전담 판사는 ‘임의제출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사유로 기각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각종 재판개입 의혹을 받는 유해용 변호사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시절 취급했던 각종 기밀 문건들을 유출한 뒤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와 법원의 영장 기각이 거듭되는 약 일주일 간 모든 증거를 인멸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대법원과 영장판사가 판을 깔아주고, 전관 변호사가 이들 도움을 받아 증거인멸 범죄를 저지르는 해괴한 일이 노골적으로 전개된 것이다.

법원이 내주는 영장 없이 어떤 강제수사도 할 수 없는 검찰은 이러한 범죄 행위를 눈 뜨고 지켜봐야만 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김명수 대법원장은 일언반구조차 없다. 자신이 어떤 시그널을 주는 것이 그동안 군림했던 양승태 등 과거 대법원장의 제왕적 리더십과 다를 바 없다고 인식하는 모양이다.

김 대법원장은 그동안 ‘민주적 리더십’을 모범적으로 발휘해온 인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춘천지법원장으로 있을 당시엔 기존 관행과 달리 판사들이 기획법관을 뽑는 선거를 직접 하라고 하는가 하면, 판사들의 사무분담 역시 판사들이 회의를 통해 직접 정하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밑에서 의견을 제시하면 그걸 보호해주는 스타일이지, 무조건 내 말을 따르라는 스타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 ‘민주적 리더십’은 역효과를 발휘하면 무능력이 된다. 평상시였다면 매우 긍정적일 수 있는 김 대법원장의 기질이 사법농단 사건 수사 국면에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데서 잘 알 수 있다.

널리 알려진 김 대법원장의 스타일을 감안한다면, 김 대법원장이 지금 법원행정처 주도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수사 방해 공작과 증거인멸 방조 행위를 전혀 컨트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대법원장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이 전임 대법원장들처럼 제왕적으로 군림하면서 법원행정처를 통제하라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벌어진 범죄를 제대로 단죄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가 검찰 수사에 협조할 수 있게 조직 내부에 시그널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법원행정처의 미온적인 대처와 영장판사의 영장 기각이 거듭되는 과정에서 증거가 인멸됐는데, 그걸 갖고 대법원장이 한 마디 한다면 그것이 사법독립을 훼손시키는 것일까? 압수수색 영장을 심사하는 판사가 마치 본안 사건을 심리하듯 “범죄의 증명이 되지 않았다”,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 등의 기각 사유를 대고, 통상 사건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비율에 맞먹는 수준으로 영장을 무더기로 기각하는데, 대법원장이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바람직한 것일까?

재판의 본질을 침해하는 행위가 판사들에 의해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 대법원장이 그걸 교정하지 못한다면 대법원장의 존재 이유가 무엇일까? 잘못을 교정하는 리더십을 제왕적 리더십이라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가 역대 최악의 대법원장이 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현 상황에서 전혀 현실 가능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김 대법원장은 국민을 믿고 법원 조직을 올바로 이끌어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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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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