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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담철곤 회장, 또 회삿돈으로…사택·승용차·미술품 이어 별장까지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를 받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를 받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오리온 담철곤 회장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과거 일감몰아주기·횡령 등으로 구속기소된 바 있는 담 회장이 이번엔 개인 별장을 짓는데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공사비를 법인 돈으로 지출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으며, 공사 진행상황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사실이 없다는 담 회장의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 오전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담 회장을 불러 200억원대 횡령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경찰청에 도착한 담 회장은 ‘법인 돈으로 공사비를 지출하라고 지시한 적 있느냐’, ‘공사 진행상황을 보고 받은 적 있느냐’, ‘해당 건물을 가족들이 사용한 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또 건물 용도에 대해서도 “회사 연수원”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군 일대에 연면적 890㎡ 규모의 개인 별장을 짓는 과정에서 회삿돈 약 200억원을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담 회장은 2006년 양평 주민 A씨 명의의 땅에 건물을 짓기 시작했고, 오리온은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165억원을 들여 A씨로부터 토지와 건물을 사들였다. 이는 건축법상 해당 지역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만 건물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담 회장에 대한 횡령 의혹의 시작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직 오리온 임직원 5명은 담 회장을 고발하는 탄원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를 통해 알려진 담 회장의 비리 의혹은 횡령, 비자금, 해외 재산 도피 등 총 12개 항목에 달했다.

이 탄원서에는 아이팩 지분 횡령과 미술품 횡령 등을 비롯해 2011년 담철곤 회장 횡령사건 당시 위증교사 지시, 임직원 급여 증액을 이용한 차액 횡령, 16억원 파텍필립 시계 밀수, 해외재산도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오리온 양평 연수원이 담 회장 개인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담철곤 회장 200억 별장
담철곤 회장 200억 별장ⓒJTBC 뉴스 캡쳐

이에 대해 오리온 측은 “개인 별장이 아닌 회사 연수원”이라며 “이들이 근거 없는 주장으로 회사와 임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오리온 측에 따르면 2개 동으로 구성된 연수원은 오리온임직원 교육 및 연수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담 회장이 개인 별장으로 사용했다고 알려진 연수원은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 할 수 있는 세미나실이 있고, 2층에는 15~20명 정도가 투숙 가능한 방이 있다는 것이 오리온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찰은 탄원서 접수와 비슷한 시기 담 회장의 횡령혐의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오리온 본사를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공사와 자금 지출에 관여한 이들을 불러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비 지출에 관여한 다른 오리온 관계자 1명을 입건했다.

담 회장이 횡령 혐의로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담 회장은 해외 유명작가 고가 미술품 10점을 계열사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성북동 자택에 설치하는 수법으로 회삿돈 140억원을 빼돌리고, 법인자금으로 고급승용차 리스, 사택 신축 및 관리 등에 지급하게 해 모두 285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1심은 담 회장에 대해 일부 배임 혐의를 제외한 공소사실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담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사적 이익을 위해 차명주식 세탁을 지시 또는 묵인했고 장기간에 걸쳐 고급승용차 구입, 사택 신축 및 관리, 미술품 구입 등에 사용해 모두 28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 또는 배임했다”면서도 “피해액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담 회장을 석방했다. 그리고 2013년 대법원이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을 확정했다.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를 받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개인 별장 건축에 회삿돈을 끌어다 쓴 혐의를 받는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담 회장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담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에도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아들 담서원씨에게 오리온 계열사 지분을 상속하려 하는 등 ‘편법상속’과 ‘일감몰아주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담서원씨는 지난 2013년 5월 홍콩에 ‘스텔라웨이’라는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설립하고, 두 달 만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아이팩의 자회사 랑방아이팩을 인수했다. 당시 담서원씨는 군복무 중이었지만 서류상으로 185만 달러(약 22억원)를 투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지 얼마 안돼 아버지의 회사를 인수 형태로 넘겨받았다. 그리고 2015년 랑방아이팩을 중국법인 ‘오리온푸드’가 흡수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담서원씨는 8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3년 담 회장은 자신의 개인회사로 오리온에 과자 포장지를 공급하는 아이팩에 일감을 몰아주고 300억원이 넘는 고배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이른바 '황제 배당' 논란을 일으켰다. 오리온은 아이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아이팩을 오리온의 사업부로 흡수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담 회장에 대한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담 회장은 탄원서 제출에 동참했던 조경민 전 오리온 사장과의 갈등으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담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조 전 사장은 2016년 7월 “담 회장 부부가 A사 신사업을 발굴하면 회사 주가 상승분 10%를 지급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겠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서면으로 표시되지 않은 증여이므로 약정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며 조 전 사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담 회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 “이미 과거 수차례 기사화된 내용이고, 2011년 검찰에서 철저히 조사됐으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 기소조치 되지 않은 사건”이라며 “해당 건물은 개인 별장으로 계획된 적 없으며, 외부 귀빈용 영빈관 및 갤러리 목적으로 설계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담철곤 회장은 연수원 설계 및 건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면서 “모든 의사결정은 비리행위로 퇴직한 조 전 사장이 했다”고 강조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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