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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네 번 바뀌는 동안 농민은 밥 한 공기에 200원 받으며 버텨”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쌀값 안정화를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쌀값 안정화를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전국의 농민 5천 명이 서울에 모여 “농사지으며 먹고살 수 있게 해달라” 호소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가톨릭농민회, 농민의 길 등 20여 개 농민단체는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남기 정신 계승, 문재인 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밥 한 공기 가격을 300원으로 보장하고, 농업 적폐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한다”고 외쳤다.

2018년은 향후 5년간 적용할 ‘쌀 목표가격’을 결정하는 해이다. 쌀 목표가격은 쌀값이 하락할 때 농가 최저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지급하는 보조금인 ‘변동직불금’의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5년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기준 가격에 따라 지정된다.

현재 쌀 목표가격은 80kg 기준 18만 8천 원으로 2013년~2017년에 생산된 쌀에 적용되고 있다. 농민들이 쌀 목표 가격을 두고 “5년간 연봉이 정해진다”고 표현할 만큼, 이는 농민들에게 중요한 정책 결정이다.

농민단체들은 “2017년 수확기 산지 쌀 가격이 1998년과 같다. 정권이 네 번 바뀌는 동안 농민은 밥 한 공기에 200원을 받으며 버텼다”며 “이제 밥 한 공기 쌀값을 300원으로 올려달라”고 호소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정의철 기자

이날 농민대회는 2015년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과 농사를 짓다 생계유지가 어려워 스스로 세상을 등진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이하, 전여농)경남연합 전 부회장 김규태 농민에 대한 묵상으로 시작했다.

전여농 김순애 회장은 “시민들은 고추 가격이 1만 5천 원, 2만 원 하니까 흔히 ‘농민들 돈 벌었네’라고 한다. 수확이 그만큼 나왔다면 돈을 벌었겠지만, 올해 고추는 (예상 수확량의) 절반밖에 수확하지 못했다”며 “그 고통은 정말 힘들다. 돌아가신 농민께서 좋은 곳에 가셔서 아무런 걱정 없이 쉬었으면 좋겠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한국 농가에 밥 한 공기 분량 쌀 가격의 변화는 중요하다.

현재 80kg 기준 19만 원이 채 안 되는 쌀 목표가격을 민주평화당은 80㎏ 기준 최소 24만 5천 원, 정의당은 22만 3천 원, 자유한국당은 24만 원으로 올려야 한단 입장이다.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 10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쌀 목표) 가격은 19만 4천 원 이상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 쌀 생산자협회 또한 쌀 목표가격을 24만 원으로 제시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밥 한공기 기준 300원의 쌀값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밥 한공기 기준 300원의 쌀값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쌀 생산자협회 김영동 회장은 “지난 13년간 쌀값은 폭락하고 목표 가격은 단 한 차례도 인상되지 않았다. 물가 상승률, 생산비 상승률도 반영되지 않아 우리 농민의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며 “그동안 쌀 목표가격에 매년 물가 상승률이 반영했다면 올해 목표가격은 23만 원이 되었을 것이다. 생산비 상승률까지 반영했다면 24만 원이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80kg을 단위로 하는 쌀 목표가격을 통계청의 쌀값 발표 단위인 ‘1kg’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쌀을 5kg에서 10kg 단위로 사는 상황에서 단위를 80kg으로 하는 것은 쌀값에 대한 국민들의 오해를 살 수 있다. 쌀 목표 가격은 생산비와 농민의 생계유지를 고려해 1kg당 3000원, 밥 한 공기 300원으로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농민의 길 김영재 상임대표는 농정을 외면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김 상임대표는 “자연이 주는 어려움보다 우리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나라의 잘못된 농업정책이다. 우리는 생산성, 효율성을 강조하고 경쟁력을 중심으로 해 농업환경이 보전되고 농업의 가치가 존중되는 농정을 원한다”며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는 구조에서 자본의 논리로 잇속 챙기기 급급한 농업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이어 “먹거리를 지키지 못한 나라는 선진국이 아니다. 자국의 농업을 철저히 보호해 국민의 먹거리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나라가 선진국의 기본 전제 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트랙터를 이끌고 국회 앞에서 쌀값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백남기 정신계승! 문재인정부 농정 규탄! 전국농민대회’ 참석자들이 트랙터를 이끌고 국회 앞에서 쌀값 인상을 촉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한편, 농민단체는 쌀값 보장에 이어 ▲스마트팜 밸리 사업 전면 폐기 ▲대북제재 철회 ▲남북 쌀 교류 실시 ▲농업예산 삭감 계획 철회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유전자 변형 농산물) 완전 표시제 실시를 주장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행덕 의장은 향후 우리 농민이 트랙터를 몰고 북한을 방문해 함께 논·밭갈이를 하는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남북공동경작으로 통일농업 물꼬를 트자”며 “분단, 농업 적폐, 박근혜 정권을 농민이 물리쳤듯 통일 트랙터로 분단의 철조망을 거둬내자. 우리는 트랙터를 몰고 북녘땅에서 논갈이를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농민들은 건설업자에게 유리한 스마트팜 밸리 사업, 해마다 줄어드는 농업예산을 규탄했다. 국민건강권과 식품 정보 알 권리 보장을 위해 GMO 완전 표시제가 이행돼야 한다고 외쳤다.

이날, 농민들은 이날 트랙터를 이끌고 국회 앞까지 행진하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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