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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밥 한 공기 쌀값 300원은 농민의 정당한 요구

가을걷이와 추석을 앞두고 농사일로 바쁜 11일 국회 의사당 앞에 전국에서 올라온 5천여명의 농민이 모였다. 이들의 핵심 요구는 ‘쌀 목표가격 24만원 쟁취’. 목표가격은 쌀값 하락시 변동직불금 지급 기준이 되는 금액으로 쌀 농가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앞으로 5년간의 목표가격을 정하게 된다. 농민들로서는 농사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농민들이 요구하는 24만원은 현행 목표가격 18만8천원에 비해 언뜻 많아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80kg 24만원은 1kg에 3천원, 밥 한 공기 쌀값으로 계산하면 겨우 300원이다. 농민들은 20년째 제자리인 밥 한 공기 쌀값 200원을 300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쌀값 책정은 단지 주요 농산물 품목의 가격정책에 그치지 않는다. 쌀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작물로 농민의 전체 소득에 주요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쌀이 버텨야 농업이 버틴다’고 할 만큼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전체 소비량이 줄고 있으나 쌀은 국민의 주식량으로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농업이 식량안보나 환경보전 등 경제 외에도 큰 기여를 하는 만큼 쌀 농업의 안정화는 국가로서도 꼭 필요하다.

5년치 쌀 목표가격을 단지 정부예산과 경제효율 문제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식량생산자인 농민들의 목소리, 현장의 요구를 적극 수렴하고 반영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나 주무부서인 농림부가 농민단체 등과 소통에 최근까지 소극적이었던 점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농업은 버릴 수 없는 중요 산업임에도 지원과 배려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모두 알다시피 농민은 점차 고령화하는데 적절한 사회안전망이 갖춰져 있지 않다. 최근 전남 해남군에서 처음으로 연60만원을 지급하는 농민수당을 도입하기로 했는데 반가우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쌀 목표가격 산정에는 농업과 농민이 이런 처한 열악한 현실도 고려돼야 한다.

야당이 내세운 목표가격은 농민들의 요구인 24만원 안팎으로 차이가 별로 없다. 자유한국당도 24만원으로 입장을 정했다. 문제는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아직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관료들은 전통적으로 농업의 경제적 가치를 낮게 평가하면서 목표가격 설정으로 인한 변동직불금 지급을 아까워했다. 민주당이 ‘사람이 먼저’라는 현 정부의 초심을 잃지 않고 농민들의 요구대로 쌀 목표가격 24만원을 받아들여 힘겨운 농민과 농촌에 작은 활기를 불어넣기를 기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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