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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증거물 무더기 유출·인멸한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 두 번째 검찰 출석
불법 반출한 대법원 비밀문건을 모두 폐기해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불법 반출한 대법원 비밀문건을 모두 폐기해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조사를 받기 위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대량의 대법원 기밀 문건들을 무단 반출하고 해당 자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틈을 타 무더기로 인멸한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11일 검찰에 출석했다. 지난 9일에 이은 두 번째 소환 조사다.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유 전 연구관은 증거인멸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사가 장시간에 걸쳐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증거인멸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검찰이 지난 5일 법원이 발부한 ‘문건 1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 당시 대법원에서 유출된 것으로 보이는 기밀 문건들을 곧바로 압수하지 않는 대신 보존하겠다는 확약서를 요구한 부분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이 절차적으로 위법했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고자 어쩔 수 없이 자료를 파기했다는 이야기다.

유 전 연구관은 ‘자료를 파기한 사실을 검찰 조사 때 알리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컸고, 대법원에서 회수를 요청한 상황에서 입장을 표시하기 난처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전날 유 전 연구관은 검찰의 2차 압수수색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자료를 계속 갖고 있는 한 검찰이 끊임없이 저를 압박할 것을 예상하니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했다”며 “어차피 법원에서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만큼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기밀 문건을 파기한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유 전 연구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의 특허소송 관련 대법원 기밀 문건을 무단 유출하고,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 자료를 법원행정처로부터 전달받은 의혹 및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처리를 지연시키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다.

이에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현재 변호사로 근무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그가 불법 유출한 것으로 보이는 대법 재판 자료 등 대법 기밀 문건을 다수 발견했다.

그러나 해당 문건 내용은 법원이 발부해준 영장의 수색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 검찰이 곧바로 가져오지 못했다. 검찰은 해당 문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총 세 차례 청구했으나 법원은 제한적인 영장만을 발부해 사실상 모두 기각시켰다.

유 전 대법관은 해당 문건의 목록 제출을 요구하는 법원행정처와의 통화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집행된 다음 새로운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기각된 뒤 출력물 등은 파쇄 했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렸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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