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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참은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들 “노동법 위반 여가부 고소하고 싶다”
민주노총 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은 12일 오후 정부광화문청사 정문 옆에서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 처우개선을 위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은 12일 오후 정부광화문청사 정문 옆에서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 처우개선을 위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민중의소리

다문화가정을 방문하며 한국어 교육 등 한국 생활을 돕는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들이 12일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였다. 이들은 여가부를 향해 "우리도 노동자다. 노동법을 준수하라"고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여성가족부는 여건상 교육장소에 참석하기 어려운 다문화가족을 위해 방문교육지도사가 가정으로 방문하여 한국어교육, 부모교육, 자녀생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이하, 방문교육지도사)들은 2007년 아동양육 도우미로 시작했다. 이들은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집에 방문해 결혼이민자 등이 경험하는 언어 장벽 등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1대1 한국어교육을 진행한다. 또한 현재 임신 ~ 만 12세 이하의 자녀를 양육 중인 결혼이민자가 자녀와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부모교육을 실시하고, 자녀의 정체성 및 사회성 발달을 위해 인지, 사회, 문화, 교육 등의 영역을 지도한다.

"참을만큼 참았다" 10년째 임금 동결
포괄임금제 폐지 촉구

민주노총 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은 이날 오후 정부광화문청사 정문 옆에서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 처우개선을 위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여가부를 노동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며 고소장을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눈물을 흘리며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10년간 현장에서 겪었던 열악한 노동조건을 털어놨다.

해마다 물가는 오르지만, 방문교육지도자들의 임금은 10년 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325원 인상(시급1만2,825원) 됐다. 하지만 포괄임금제 적용으로 시급은 1만688원 수준이다. 지난해와 별반 다를 바 없다.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들은 "현재 손에 쥐는 임금은 월 약 80만원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상태"라고 토로했다.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들은 2015년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라 포괄임금제를 적용받는다. 포괄임금제는 근무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에 한하여 적용된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명확한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들에게도 포괄임금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주휴수당과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여가부의)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위법한 포괄임금제는 폐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강서구 다문화센터 한국어방문교육 지도사인 이장희씨는 "올해 꼼수 계약서 보기 전 까지 주휴수당 몰랐다"며 "10년 한결같이 받아오던 시간당 임금을 쪼개서, 아니 깎아서 주휴수당을 준 것처럼 계약서에 쓰여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방문교육지도사가 일한 대가가 법에 근거해서 정당하게 쥐어지지 않았다. 노동법 위반이다"며 "여성가족부는 국가기관 맞냐"고 따져물었다.

20일 오전 대구 남구 봉덕동 남구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결혼이주여성 추석명절체험'행사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큰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2017.09.20.
20일 오전 대구 남구 봉덕동 남구건강가정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열린 '결혼이주여성 추석명절체험'행사에 참가한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큰 절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2017.09.20.ⓒ뉴시스

이들의 근무시간은 '방문수업시간'으로, 주당 16시간 노동을 인정받고 있다. 방문교육지도사 1인이 네 가정을 맡고, 한 가정당 주 2회 2시간씩 수업하는 형태다. 그러나 이 수업을 위해 소요되는 이동, 회의, 인터넷 보수교육, 업무일지 작성 등을 위한 시간은 업무 시간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다. 실질적인 노동시간임에도 이와같은 추가노동에 대해 시간외 근무수당은 지급되지 않는다.

현실적이지 않은 교통비도 문제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여가부 지침에 따라 시는 3500원, 군은 4000원, 도서벽지는 5,000원(수업 1회당)의 교통비를 지급받는다. 다수의 다문화가정이 시골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먼 거리를 고려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교통비다. 이 때문에 방문교육지도사 대다수는 대중교통이 아닌 자가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교통비엔 유가 인상분, 차량감가상각비 등이 반영되지 않아, 부족한 금액은 모두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창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지도사 전효성씨는 "3년간 교통비를 계산해보니, 경차 기준 월 평균 17만 5천원"이라며 "그런데 저희가 4천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문교육지도사들 중엔 왕복 4시간 거리를 이동해 2시간 수업을 하기도 한다"며, 교통비 지급실태가 "졸속행정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또, 업무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상해 역시 개인 부담으로 넘어가고 있다. 수업을 위해 이동하다 교통사고가 나도 산재처리를 받지 못하고, 90% 이상 개인이 피해를 감당한다. 가정에 방문하면 주로 방바닥에 앉아 교육을 하다보니, 허리, 척추 등에 질환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고통을 참기 위해 복대를 차고 수업을 하고 있다.

"지침대로 해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촉구

민주노총 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은 12일 오후 정부광화문청사 정문 옆에서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 처우개선을 위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은 12일 오후 정부광화문청사 정문 옆에서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 처우개선을 위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민중의소리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자신들이 지난해 7월 20일 발표된 '공공부분 비정규직근로자 정규직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방자치단체가 정규직 전환을 피하기 위해 10개월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이들은 12월 중순부터 다음 해 2월 중순까지 이유 없이 고용이 단절되는 실정이다.

지자체에서 직접운영하는 28개소는 2017년 12월까지 정규직 전환이 완료됐어야 하지만, 현재 전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위탁 운영 중인 189개소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실태조사를 완료하고 하반기에 전환 절차를 진행해야 하지만 논의조차 없는 실정이다.

반면,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비정규직 내근 직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이 완료됐다. 방문교육지도사들은 다문화지원사업의 최일선에서 일하는데도 정규직화에서 배제 당했다는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내근직과 방문교육지도사들의 차별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내근직의 경우, 호봉(경력)을 인정받고, 임금의 60%를 명절수당으로 받는다. 또 공무원들과 동일하게 가족수당을 받고 5년 이상 근무하면 15만원의 처우개선비도 받는다. 하지만 방문교육지도사들은 이중 어떤 것도 해당되지 않는다. 최대 10년까지 일한 방문교육지도사들이 있지만, 기간제 형태로 계약하며 경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휴가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전효성씨는 "이주여성들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대한민국의 얼굴이라 생각하며 열정을 가지고 일해왔다. 그 결과가 이것이냐"라면서, "우리도 다문화센터의 종사자"라고 눈물을 쏟았다.

한편, 현재 여가부는 '다문화방문교육지도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3,300명이 넘었던 방문교육지도사들의 수는 현재 1776명(이재정 의원실 자료제공)까지 축소했다. 그러나 이들의 도움이 필요한 다문화가족(이주노동자 제외)은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방문교육지도사들은 "다문화가족이 우리사회에 온전히 자리매김해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을 하는데 상당한 장애로 나타날 것"이라며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방문교육지도사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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