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자신의 집에 근무하는 경비원의 월급을 회삿돈으로 지급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12일 오후 2시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한 조 회장은 ‘이번이 세 번째 조사인데 회장직을 유지할 계획인가’를 묻는 질문에 “지금 말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조 회장은 ‘혐의 부인하는 것인가’ ‘정석기업이 비용 지불했나’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를 받겠다”는 말로 일관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회장은 서울 종로구 자택의 경비 업무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에스 소속 경비원의 급여를 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대신 부담하도록 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배임)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조 회장과 정석기업 대표 원모씨를 이 같은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벌여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 있는 정석기업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경비원과 정석기업, 유니에스 관리책임자 등 32명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진술 내용과 압수수색물을 바탕으로 액수와 기록 등 배임 혐의와 관련된 부분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한편 조 회장의 사법기관 출석은 올해에만 세 번째다. 올해 6월 조 회장은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서 소환 조사를 받았다. 7월에는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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