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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고자 복직은 쌍용차 사태 해결의 시작

쌍용자동차 노사가 해고자 복직에 관해 잠정 합의했다. 2009년 구조조정 이후 9년만에 ‘쌍용차 사태’가 해결의 문턱에 왔다.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 합의는 쌍용차 사태 해결의 시작이다. 9년간의 고통을 치유할 방법을 찾아야 하며 폭력진압과 사법농단의 진상과 책임자 처벌은 시작도 못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쌍용차 기업노조, 쌍용자동차 사측은 13일 오후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중재로 교섭을 가졌고 긴 논의 끝에 남은 해고자 전원을 내년 상반기까지 복직시키는 데 잠정합의했다. 조합원들의 동의와 쌍용차의 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 본사의 승인이 있으면 14일 오전 조인식을 갖고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발표한다.

쌍용차 사태는 정리해고가 얼마나 잔혹한 살인행위인지를 보여줬다. 무려 30명이 세상을 등졌다. 쫓겨난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는데 걸린 시간은 9년이었다.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가지만 그 시간동안 그들에게 남은 고통과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다. 해고자들과 가족들이 당한 고통을 어떻게 무엇으로 치유하고 보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공권력의 살인진압은 쌍용차 사태의 또다른 본질이다. 최루액 살포, 대테러 무기를 동원한 경찰특공대의 국가가 저지를 수 있는 최악의 폭력현장이었다. 진압을 지휘한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이 강희락 경찰청장의 반대의견을 무시했다는 것도 확인됐다. 댓글부대를 동원해 여론을 조작하고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는 파렴치함까지 보였다. 국가폭력의 진상이 밝혀지고 있지만 책임자처벌은 요원하다.

박근혜 정부시절엔 사법농단으로 노동자들을 다시한번 죽였다. 서울고등법원은 2014년 정리해고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2009년 정리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해 11월 대법원은 정리해고가 유효하다고 뒤집었다. 이 판결은 박근혜-양승태 재판거래 중 하나였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정리해고, 국가폭력, 사법농단의 피해자들이다. 쌍용차 사태는 우리 사회 적폐와 그들의 시스템이 얼마나 잔혹하며 왜 청산해야 하는지 보여줬다. 노사합의로 쌍용차 사태가 일단락 되는 게 아니다. 한 줄기의 문제가 해결 문턱에 있을 뿐이다.

이번 합의에 문재인 정부가 상당한 노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그쳐선 안 된다. 노조는 경찰진압과 사법농단의 책임을 묻는 행동을 계속할 계획이다. 9년의 세월동안 우리 사회는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씻지 못할 죄를 졌다. 정부도 사법부도 그들에게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를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법이 필요하다면 입법부 역시 나서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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