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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반도 평화 정세에 ‘애물단지’로 전락한 사드... 미군도 서로 책임 떠넘겨

최근 북미 간에 정상회담 개최 등 한반도에 평화적인 정세가 조성되면서, 주한미군에 기습 배치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애물단지 역할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우리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12월경 사드 일반환경평가에 관한 사업계획서 등을 미국 측에 요청했으나, 아직까지도 아무런 문서나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미 국방부는 이에 관해 기자에게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채 주한미군에 답변을 미뤘다. 하지만 주한미군 측은 사드 환경평가 진행에 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결국, 경북 성주에 기습 배치된 사드는 지난해 말 이후 아무런 진행 상황 없이 ‘임시 배치’ 상태만 이어온 셈이다.

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옛 롯데골프장)에 기존에 설지 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발사대와 함께 지난해 9월 7일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가 배치를 기다리고 있다.
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기지(옛 롯데골프장)에 기존에 설지 된 주한미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ㆍTHAAD) 발사대와 함께 지난해 9월 7일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가 배치를 기다리고 있다.ⓒ정의철 기자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사드 일반환경평가 진행 여부에 관해 “작년 말 평가사업자 선정 후 미 측에 12월경 사업계획서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이나 문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왜 미 측이 아직 제출하지 않는지 등 자세한 사항은 우리(국방부)는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크리스토퍼 로건 미 국방부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은 13일 기자에게 보낸 공식 답변에서 “우리(미군)는 한국 정부와 사드의 한국 정부 환경평가 기준을 맞추기 함께 노력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어떠한 환경 문제도 해결되게끔(address) 긴밀히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건 대변인은 ‘사업계획서 지연’ 등 구체적 질문에는 “주한미군 측에 물어보라”면서 답변을 미뤘다. 하지만 주한미군 관계자는 이에 관해 “우리(주한미군)가 사드 운영·유지를 담당하고 있지만, 환경평가에 관해서는 상급 부서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자세한 사항은 알지 못한다”고 난처한 입장임을 나타냈다.

이에 관해 14일 익명을 요구한 우리군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알다시피, 사드 (한국)배치가 국제 정세와 맞물려 있어 매우 민감한 문제”라면서 “특히 올해 남북,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에 평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미(군) 어느 측도 영구 배치 추진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방부도 지난해 소규모환경평가에서 작전도로 개설 등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승인받았지만, 해당 지역 민원을 우려해 현재 장병 숙소 개보수 공사만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현재 성주에 배치된 사드는 발사대도 임시 패드에 위치해 있고, 주변 작전도로 등도 개설되지 않아 아직 ‘임시 배치’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또 미군 운영 장병들과 운영물자도 주변 민원을 우려해 헬기로 수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철회 촉구단체, “정부는 공식적인 ‘진행 중지’ 선언해야”

최근 사드 배치 철회를 촉구하는 지역 및 시민단체들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 후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한 자리에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현재 특별히 바뀐 상황이 없어 대통령 면담은 어렵다”면서도 “사드는 평화적 유지, 관리 차원에 중점을 두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영구 배치’를 위한 일반환경평가의 급속한 진행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의향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또 “주변 민원 발생 사태를 최소한으로 하겠다”고 밝혀 작전 도로 개설 등 관련 공사도 강행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사드 철회 촉구단체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강현욱 소성리 상황실장은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구두 약속을 믿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하다못해 ‘진행 중지’ 선언이라도 공식적으로 발표하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촛불로 탄핵된 박근혜 정권은 야밤에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사드를 기습 배치했다”면서 “현 정부와 국방부도 그동안 수차례 약속을 어기고 추가 배치와 숙소 공사 등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장 사드를 철수하지는 못하더라도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 환경에 맞게 ‘진행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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