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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의 청년전태일들] 한번 쓰고 버리는 관행에 반기를 든 그녀를 응원한다
금천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복직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우시은 작업치료사
금천에 위치한 한 요양병원에서 복직 운동을 벌이고 있는 우시은 작업치료사ⓒ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서울 금천구의 한 요양병원이 뜨겁다. 병원이 정규직 공고를 내고 고용을 했는데, 2년이 지나자 계약기간 만료라며 9년 경력의 우시은 치료사를 해고했다. 병원은 해고 근거로 자신들은 한 번도 정규직 공고를 낸 적이 없고, 중간관리자의 지휘가 어렵다는 근거를 댔다. 그러나 해고를 당한 우시은 치료사는 자신은 그 중관관리자와 일한 적이 없으며, 동료들은 해고당한 치료사가 중간관리자를 제안 받을 정도로 평소에 성실하게 일했다고 전했다.

치료사의 경우 5년차 이하는 취직이 잘 되지만, 그 이상 연차가 높으면 더 이상 쓰질 않는다.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다. 치료사들이 환자를 치료하면 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치료 횟수당 수가를 받는다. 이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하는 수가에서 병원운영비와 인건비가 나온다. 구조적으로 인건비가 올라가면 병원의 수익이 적게 남는 구조이다.

작업치료사협회에서 2017년에 진행한 설문을 보면, '일자리를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서 임금 64.25%, 고용형태(정규직/비정규직/시간제) 16.6%라는 답이 나왔다. 설문에 따르면 치료사들의 주요한 요구가 임금인상이다. 설문조사 결과는 재활치료 병원장들의 이해관계와 충돌한다.

사회 초년생 치료사들은 아침시간에 선배들의 커피를 타거나, 치료사 내에 여러 잡무를 도맡는다. 이른바 장기자랑, 성희롱이 가장 많이 당하는 시기도 바로 5년차 이하이다. 이와 동시에 전문직으로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공부하는 때도 이 시기이다. 사회초년생, 이른바 청년노동자 때 더 많이 일하고, 더 적은 월급을 가져가고, 더 많이 공부하는데 이른바 연차가 어느 정도 쌓여서 치료사에 적응을 할때쯤 해고를 당하는 것이다.

사측이 행동이 악랄한 것은, '너도 중간관리자가 될 수 있다. 너도 성공한 몇몇 치료사들처럼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고문을 한 뒤, 5년 이상 연차가 되면 언제든지 소모품처럼 버리는 것이다. 이것이 구조화 돼 있고, 수많은 청년치료사들이 눈물을 머금고, 이직을 선택한다.

청년노동자들은 고용과 해고에 있어서 이중으로 차별 받는다. 생애 첫 노동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속칭 시장에서 팔다 남은 물건을 팔듯이, 자신의 노동력을 떠리로 판다. 팔려나가도 한번에 오래 쓰이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나를 대체할 다른 청년노동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노동자는 불안해하고, 사용자들은 이 구조를 이용한다. 이 모순된 구조 속에서 9년차 작업치료사인 우시은님이 해고됐다.

그동안 사측이 해고를 종용할 때 대한민국에서 수많은 치료사들은 살아남은 소수의 치료사와 자신을 비교하고 탓하며 이직했다. 이 와중에 우시은 치료사는 노동조합을 탄압하고, 높은 연차의 치료사들을 해고하려는 치료사업계의 관행에 맞서 싸우고 있다. 그녀의 행동이 수많은 청년치료사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를 응원한다!

대한작업치료사협회와 신영프레시젼노조 조합원들이 우시은 작업치료사의 복직 운동에 함께 했다.
대한작업치료사협회와 신영프레시젼노조 조합원들이 우시은 작업치료사의 복직 운동에 함께 했다.ⓒ민중의소리 자료사진

김종민 전 청년전태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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