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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평화 축복하는 보름달이 슬펐다’...“6년째 추석 감옥서 보내는 이석기 의원 석방하라”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추석 밥상 대화 1순위는 남북정상회담이었다. 백두산 천지에서 두 정상이 손잡고 있는 장면부터 시작해 언제쯤 백두산을 갈 수 있느냐는 전망들이 오갔을 터. 연휴 막바지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로 이뤄진 한미정상회담과 그 전후로 언급된 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이번 연휴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화두였다.

‘종전선언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상을 말했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은 벌써 6번째 추석을 감옥에서 맞고 있다. 이 전 의원의 누나인 이경진씨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이 전 의원 석방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 천막을 치고 지내고 있다.

“엊그제 한가위 보름달은 너무나 밝았습니다. 청와대 앞 비닐 천막 위에도 휘영청 보름달이 떴습니다. 날마다 뜨는 보름달인데 유독 이번에는 더 서러웠습니다. 민족의 평화를 축복하는 저 보름달이 둥실 솟았는데 평화의 제단에 바친 제 동생은 6년째 아직도 감옥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경진 씨 발언 중)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 전 의원의 누나인 이경진씨가 발언하고 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 전 의원의 누나인 이경진씨가 발언하고 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

연휴 내내 맑은 날씨는 이날도 이어졌다. 파란 티셔츠를 입은 구명위 회원들은 행사전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공연을 준비하는 팀도 있었고 자원봉사에 나선 젊은이들도 있었다. 행사 시작 시간인 2시가 되자 수원구치소 후문 앞 도로는 참석자들로 꽉 들어찼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자 구명위 고문은 “이석기 의원이 5년 전에 주장했던 것을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하고 있는데, 국민들 환호가 쏟아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행보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권 명예회장은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가석방 했는데, 그것은 사면이 아니다. 양심수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며 “인권과 민주주의의 기본을 소흘히 하면 어떻게 큰 일을 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자 구명위원회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자 구명위원회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이어 “문 대통령이 잘 하고 있지만 손가락 다섯 개 중에 아프지 않은게 어디 있나”라며 “사회의 기본적 민주화와 인권을 떠나서 다른 어떤 가치를 찾는다는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석기 전 의원 석방과 국가보안법 폐지도 남북관계와 함께 잘 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명위 고문이자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함세웅 신부는 “지난 해 이석기 의원을 위로하며 한 얘기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1945년 8월 15일 일제가 항복하고 우리가 독립이 되었지만 미군정이 우리나라 점령했기 때문에 항일투쟁했던 애국지사들이 감옥에서 즉시 풀려나지 못했던 역사를 말하면서 용기를 가지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구명위 고문이자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구명위 고문이자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가 발언하고 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함 신부는 당시를 회고하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이석기 의원은 민족의 큰 십자가를 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넘어서서 8천만 겨레의 평화, 공존을 위해 함께 일할 것을 다짐하자”고 호소했다.

구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진우 목사는 “촛불 이후에 세계적인 차원에서 민주화의 성취를 이루었다는 우리가 이석기 의원과 민주와 자주를 위해 노력한 이들을 감옥에 두고서 앞으로 나갈 수 있겠나”라며 양심수들을 모두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는 “지난 촛불에서 모두가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며 “이석기 의원을 가두고서는 빛의 역사, 진실의 역사로 한발짝도 더 내딛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석기 의원과 그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이 정부를 위해 간곡히 호소한다”며 “벌써 5년 지났다. 부끄러운 역사가 하루빨리 씻어질 수 있도록 더욱 힘차게 전진하자”고 호소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구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진우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구명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진우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이날 행사에 앞서 22일에 이 전 의원 추석 특별접견이 있었다. 이날 접견했던 정태흥 민중당 정책위의장이 이 전 의원이 전한 말을 문화제 참석자들에게 소개했다.

“진짜 가을이 왔습니다. 백두산 천지에서 두 분이 잡은 손 번쩍 든 장면도 비현실적이고 그 광경을 제가 감옥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도 참 기막힌 역설입니다. 5.1경기장 광경은 정말 뭉클하였습니다.

사람들은 보이는 역사만 보고 그걸 만드는 사람들의 역사는 모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만든 사람들의 역사가 반드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6년간 사랑과 믿음을 무한히 보내주는 옥밖의 사람들에게 사랑과 믿음의 인사를 전합니다. 끝은 시작이라는 말. 낡은 판을 끝내고 이 가을을 마음껏 누리시고 고생 많이 합시다. 고생은 낙입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새시대를 당신과 함께 맞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걸려, 참석자들을 맞았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새시대를 당신과 함께 맞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걸려, 참석자들을 맞았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이날 행사의 키워드는 ‘약속’이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성큼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를 이 전 의원과 함께 맞이하자는 ‘약속’이자 오는 12월 8일 이 전 의원 석방을 촉구하는 대규모 문화제를 치르겠다는 약속이었다.

문화제에는 펑크록 밴드 ‘타카피’가 공연을 펼쳐 열기를 고조시켰다. ‘치고 달려’, ‘상록수’, ‘케세라세라’ 3곡을 열창한 ‘타카피’는 노래 간주마다 청중들에게 ‘이석기 석방’ 구호를 유도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타카피’는 7.14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20여 명의 구명위 청년회원들도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하나되어 대행진’ 곡에 맞추어 율동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천지개벽 새로운 시대 이석기 의원님과 함께 백두산에 오를날 멀지 않았습니다’ 피켓으로 마지막을 장식해 눈길을 끌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록밴드 타카피가 공연하고 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록밴드 타카피가 공연하고 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문화제 막바지에는 이석기 전 의원의 누나인 이경진씨가 무대에 섰다. 6년간 이 전 의원의 석방을 위해 힘써온 이들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 씨는 이 전 의원과 그의 동료들에 대해 “고난에 움츠러들지 않고 민족의 평화를 위해 용기있게 나섰던 사람들”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감옥문을 열어서 이석기 의원과 함께 성큼성큼 앞장 서주십시오.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넘어 통일로 나아가는 민족의 앞길을 열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 구치소가 보이는 육교로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석자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 구치소가 보이는 육교로 올라가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석자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참가자들이 구치소 앞 육교에 올랐다. 500여명의 참가자들은 구치소 담장 너머로 목소리가 전해지길 염원하며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등을 합창했다.

그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자주평화 선구자 이석기 의원 석방시키자’, ‘양승태 구속하고 이석기 의원 석방시키자’, ‘우리 손으로 감옥문을 열자’ 구호를 함께 외쳤다. 청명한 하늘로 퍼지는 구호와 함께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
26일 낮 수원구치소 앞에서 ‘이석기 의원 석방 문화제 - 백일의 약속’이 열렸다.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이하 구명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5백여 명의 구명위 회원들과 각계 내빈, 시민들이 참석했다.ⓒ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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