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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이송 문건에 드러난 삼성의 늑장 신고 “사망시간 1시간 10분 차이 나”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의철 기자

삼성전자가 기흥공장 이산화탄소 유출 사망사고 당시 직원 1명이 숨진 사실을 알고도 최소 1시간 이상 시간을 지체해 뒤늦게 소방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 분당을)은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이산화탄소 유출 사고 당시 응급조치 및 이송에 관련한 문건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사고 당시 부상의 상태와 그에 맞는 응급조치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기도로부터 삼성이 작성한 ‘출동 및 처치 기록지’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삼성 측이 제출한 사상자 3명의 ‘출동 및 처치 기록지’
삼성 측이 제출한 사상자 3명의 ‘출동 및 처치 기록지’ⓒ김병욱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이 경기도를 통해 삼성 측으로부터 받은 사상자 3명의 '출동 및 처치 기록지'를 보면, 구급차 출발 시 환자 상태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와 다르게 1명은 '사망', 2명은 '응급'으로 표기되어 있다.

사고가 발생한 9월 4일 당시 구급대 현장 도착 시점은 오후 2시 25분이었다. 이송 개시는 오후 2시 32분, 이송 종료는 오후 2시 37분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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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욱 의원실 제공

구급차 출발 시 환자 A씨의 상태는 '사망'으로 표기돼 있다. 즉, 이송 개시 시점인 오후 2시 32분, 당시 상태를 사망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삼성은 사고 당일 노동부와 소방당국에 노동자 사망 시각을 오후 3시 43분으로 신고했다. 김 의원은 "삼성이 밝힌 최초 사망자의 사망 시각은 오후 3시43분으로, 출동 및 처치기록지와는 1시간 10분 정도 차이가 난다"며 "1시간 10분의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동 및 처지기록지
출동 및 처지기록지ⓒ김병욱 의원실 제공

해당 기록지에 따르면, CPR(심폐소생술)을 제외한 추가적인 응급조치는 구급차 안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출발 시 처치상태는 기도, 호흡, 순환, 약품, 교정 모두 '없음'으로 표기됐다. 이송/도착시 처치 역시 기도, 호흡, 순환, 약품, 교정 모두가 '없음'으로 표기됐다.

김 의원은 "해당 기록지에 표기되어 있는 동승자는 삼성 자체소방대 전문인력인 1급 응급구조사로 추정된다"며 "이 문건은 1급 응급구조사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개한 기록지는 법적으로 작성하도록 되어 있는 서류로 응급이송 병원이었던 동탄성심병원도 3년간 보존하도록 되어 있는 공식 문건"이라며 "1급 응급구조사가 실수할 수 있는 문건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삼성은 이것이 오기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망 판정 오진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처치를 포기하고,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그 책임은 훨씬 더 무거울거라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4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 1층 화재진화설비 이산화탄소 밀집 시설에서 전기설비를 다루던 협력업체 소속 직원 3명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 시고로 2명이 숨지고,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자체 소방대와 구조대가 있어 즉각 조처했으며. 현장에서 직원이 숨진 것은 중대재해에 해당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 따라 노동부에 곧바로 신고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공개한 문건을 통해 판단하면, 노동자 사망 시점 기준 최소 1시간 10분 이후에야 늑장 신고를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의심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4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중대재해, 즉 1인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경우에는 지체없이 관할 기관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은 "지금까지 삼성의 화학물질 누출 사고가 대부분 자체종결로 끝나고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경기도 민관합동조사단을 비롯한 수사당국에 엄중한 조사를 요청했다.

이어 "사고의 축소 내지는 은폐를 목적으로 사망시각을 조작한 것은 아닌지 관련 내용도 면밀히 따져 달라"며 "기업의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의 생사를 은폐하고 감추었다면 응당 이에 상응하는 법적·도덕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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