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양승태 압수수색? 법원에 속지 마라

민중

소리야, 드디어 철옹성 같던 법원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구나!

소리

민중이 왔구나. 벽이 허물어지다니. 무슨 소리야?

민중

법원이 양승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줬잖아. 사법농단 사건의 ‘윗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강제수사의 포문이 열린 거지.

소리

오홋. 수사한지 몇 개월 만이지?

민중

6월 말부터 수사를 시작했으니깐 5개월 차에 접어들었네;;

소리

수사 착수 5개월 차에 사건 몸통에 대한 강제수사라. 멀고도 험한 길을 걸어왔군.

민중

좀 늦은 감이 있긴 하네.

소리

많이 늦었지.

민중

뭐가 나올까?

소리

모르겠어. 까봐야 알겠지?

양승태 압수수색, 과연 실효성 있을까?

민중

그래도 양승태 압수수색 자체는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해.

소리

어떤 면에서?

민중

이 사건의 몸통이잖아. 수사의 정점을 향해 나아가는 걸로 보이는데.

소리

단지 양승태를 압수수색하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을까? 압수수색은 고로 결과물이 나와야 의미가 생기는 거지.

민중

무슨 말이야?

소리

이번에 법원이 발부해준 영장은 양승태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잖아. 자택이나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은 모두 기각했지. ‘차량’에서 나올 만한 게 도대체 뭘까? 양승태 발자국?

민중

그래도 현장에서 양승태 진술을 토대로 자택 서재에서 USB도 확인했다고 하잖아? 양승태가 퇴임하면서 가지고 나온 거라고 하던데?

소리

사법농단 사태 처음 터졌을 때 양승태 놀이터 기자회견 기억 나?

민중

응 기억나지. 그때 ‘무슨 문건인지 알아야 말을 하지 않겠냐?’고 시치미 뗐던 걸로 기억해.

소리

그래. 그걸 모를 리가 있겠어? 능구렁이처럼 마치 ‘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 짓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 그리고 “재판거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지. 검찰이 사법농단 사건 수사한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양승태가 순순히 ‘내 서재에 USB 있으니까 가져가라’고 하는 게 좀 이상해. 그냥 자기가 알아서 준 건데, 정작 중요한 내용이 있다면 ‘영장을 가져오라’고 하지 않았을까?

민중

음...그렇다면 빈 깡통일 수도 있다는 거네?ㅡㅡ;

소리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민중

그럼 법원은 왜 영장을 내준 걸까?

소리

영장 내주고 나서 나온 기사들 봤어?

민중

ㅇㅇ봤지.

소리

제목들 기억나?

민중

‘양승태 첫 강제수사...법원 빗장 풀렸다’, ‘사법농단 몸통 정조준’, ‘퇴임 때 가져나온 USB 확보...결정적 증거 되나’ 뭐 이런 류들의 기사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소리

기억력이 좋군. 저런 기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

민중

이제 뭔가 법원이 협조해서 수사가 제대로 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소리

법원은 양승태 압수수색 영장 내주고, 양승태는 ‘퇴임할 때 가져온 거다’라면서 USB 던져주고...모양새가 좋지 않아?

민중

음...다 계산된 거다?

소리

어디까지나 심증이야. 내가 영장판사 머릿속을 파헤쳐보진 않았으니깐.

유해용 전 연구관 기밀유출과 압수수색의 교훈

민중

차한성이나 박병대, 고영한 등 전직 법원행정처장들 압수수색 영장도 발부해줬더라고? 거기서 뭐가 나오지 않을까?

소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

민중

왜?

소리

법원이 발부해준 영장은 그 사람들이 ‘현재 재직하는’ 사무실만 특정한 거야. 그 사람들이 ‘범죄’로 의심되는 행위를 한 곳은 법원행정처인데, 그동안 법원행정처를 ‘장소’로 특정한 압수수색 영장은 단 한 건도 발부해주지 않았지. 검찰로선 일종의 ‘우회’ 작전을 편 것일 텐데, 유의미한 자료가 나올지는 잘 모르겠네.

민중

별 게 없으려나?

소리

일단 법원은 그동안 그 사람들 바로 아랫선으로 볼 수 있는 전현직 고법 부장판사들 압수수색 영장을 간간히 내줬어. 대부분 ‘현재 사무실’에 한해서 내줬었지.

민중

그런데?

소리

양승태 시절에 근무했던 곳은 법원행정처였는데, 옮긴지 몇 개월도 안 된 현재 고법 근무지 컴퓨터를 뒤진다고 뭐가 나올까? 그리고 그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이미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 옮긴 사무실에 범죄 증거들을 보관해 둘까? 잘 생각해봐. 실제로 고법 부장판사들 현재 사무실을 뒤져서 뭐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어.

민중

음...전현직 고법 부장판사는 그렇다 쳐도, 얼마 전에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현재 변호사 사무실에서 대량의 유출 문건이 나왔잖아?

소리

아주 이례적인 경우였지. 다만 그 사건은 이번에 압수수색 대상이 된 양승태나 전직 법원행정처장들에게는 아주 좋은 교훈이 됐을 거라 생각해 ㅎㅎ

민중

교훈이라니?

소리

법원이 법원행정처 영장은 안 내주지만, 간간히 퇴임 이후 사무실이나 자택 영장은 내준다는 흐름을 양승태 일당들이 모를 리가 있겠어?

민중

그래서 유해용 건이 터졌으니, 이번 압수수색 대상들도 미리 단도리를 쳤겠다?

소리

물론이지.

민중

그들에게 뭔가 시그널을 줬을까?

소리

글쎄. 굳이 위험하게 따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을까 싶어. 지금까지 영장을 기각하면서 충분히 시간을 줬잖아. 그것 자체로 ‘시간 드릴 테니 없앨 거 빨리 없애 놓으십시오’라는 시그널 아니었을까?

민중

ㅇㅋ이해했음!!

소리

결국 법원이 이번에 양승태 포함 그 일당들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줌으로써 외관상으로는 여론에 ‘우리가 수사에 이렇게나 협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고, 실질적으로는 검찰 수사를 여전히 틀어막는 효과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검찰에는 ‘빈 깡통이라도 가지고 수사 해봐라’는 식이니, 검찰은 엄청 약이 오르겠지.

민중

나도 이렇게 열이 받는데 사법농단 수사팀장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한동훈 3차장검사와 그 이하 검사들은 오죽할까...

소리

한동훈 차장은 신경성 위염에 걸려 병원에 다니고 있고, 신봉수 특수1부장은 간경화 초기 진단을 받았다고 하더라고ㅜㅜ

민중

얼른 쾌차했으면 좋겠네...

소리

실낱같은 희망이긴 하지만, 아무리 법원이 철옹성이라도 계속 두드리면 빈틈이 생길거라 믿어. 압수수색을 계속 시도하면서 조금씩 증거가 쌓이게 된다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티끌 모아 태산이란 말도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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