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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직원은 출장 시 짐꾼, 모친상엔 일꾼” 한국 콜러노비타 임원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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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여성 직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유명 비데 회사 콜러노비타 한국지사 50대 남성 임원인 이 모 씨가 해외출장 시 동행한 직원들을 짐꾼으로 부리며 황제 의전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이 씨가 모친상에 조문 온 직원들에게 장례식장 음식을 나르게 하는 등 조문객 응대를 지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콜러노비타는 연매출 700억 원에 달하는 비데나 일반전화기 등 생활가전제품·가정용 전열기구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로,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콜러가 한국의 노비타를 인수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해외 출장 가면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임원

'민중의소리'가 지난달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복수의 전·현직 직원들을 인터뷰한 결과, 콜러노비타 임원인 이 모 씨는 해외 출장 시 동행한 직원들에게 자신의 모든 짐을 들게 했다. 직원들은 "임원은 왕 노릇을 하며 자신의 가방 하나도 들지 않았다"면서, "직원들이 수족이 돼 짐꾼 역할을 해야 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전 직원인 A씨는 "해외 출장 시 한 직원이 가방을 들면 다른 직원은 커피를 사오고, 또 다른 직원은 양복 윗도리를 잡고 있는 등 두 세 명이 달라붙어 떠받들어야만 했다"며 "의전이 맘에 들지 않을 경우, '건방진 것들이 어디서 배워먹은 버르장머리냐'는 말을 면전에서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상조회사 부르지 마라, 직원들이 일하게 해라"

임원인 이 씨가 직원들을 사적인 일에 동원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3월 21~22일 이 씨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직원들은 상주의 가족들이나 상조회사가 하는 일을 해야만 했다. 음식을 나르거나 쓰레기를 버리고 이 씨의 지인까지 접대했다. 당시 바쁜 업무 시간을 쪼개 모친상에 조문 갔던 전·현직 직원들은, 장례식장에서 도움을 주는 상조회사 직원이나 손님 응대를 하는 가족들이 없어 어리둥절 했다는 상황을 전했다.

전 직원인 B씨는 "이 씨의 가족이나 친지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다. 나중에 보니 6남매나 되더라"며 "그런데 일하다 상갓집에 온 회사직원들에게 이 씨가 직접 일하라고 시켰다. 심지어 이 씨의 부인도 직원들에게 일을 시켰다"고 말했다.

반말에 욕설은 기본...강아지 부르듯 'OO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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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폭언도 일상적으로 했다.

전·현직 직원들은 공통적으로 이 씨가 반말은 기본이고, 직원들을 부를 때 팀장, 부장 등 직급을 호명하지 않고 여러명이 있는 곳에서도 강아지 부르듯 'OO야~'고 부르며 모욕감과 수치심을 줬다고 말했다.

전 직원인 A씨는 "이 씨가 부를 때 빨리 뛰어가지 않으면 '건방지다'고 혼났다"고 증언했다. 직원인 C씨는 이 씨가 자신을 부를 때 자괴감이 들었다고 고백하며 "사람답게 불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 이 씨의 회의는 '공포의 시간'으로 불렸다.

전 직원인 D씨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하는 전체 회의는 6~7시간은 기본이었고, 최대 12시간까지 이어졌다. 직원들을 앉혀놓고 대부분 의미 없는 자신의 지식을 방출하는 시간이었다"고 지적했다. 직원들은 이 씨가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때때로 손에 잡히는 물건을 던지거나 책상을 내리쳐 위압감을 조성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2년째 본사에 보고했지만, 징계 이뤄지지 않아"
부당함 호소하다 못 견디고 회사 떠나는 직원들

이 씨의 갑질과 언어폭력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쏟아졌다. 이들은 본사 차원에서 매년 이뤄지는 업무환경 등에 관한 평가 설문에 이런 내용을 적었다.

D씨는 "본사에서 감사가 진행됐고, 팀원들이 본사 인사팀 직원과 직접 면담한 적도 있다"며 "그때 당시 인사팀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는데 명확한 처벌이 안 됐다. 결국 기다리다 참다 못한 내가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인터뷰에 응한 전·현직 직원들은 "2년째 본사에 보고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어 본사가 이 사건들을 덮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며 "이러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갈 수밖에 없고,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중의소리가 해당 사건에 대해 쿨러노비타 한국지사를 통해 미국 본사 측에 문의한 결과, 3일 후 이메일을 통해 답변이 왔다. 쿨러노비타 측은 "(직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에 임하고 있으며, 회사의 윤리강령은 어떠한 형태의 괴롭힘 행위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아라·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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