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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적폐 청산하라’ 사회 원로·시민단체·정당 인사 등 318명 시국선언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원상복구와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고 있다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원상복구와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사법농단’ 피해 단체와 사회 원로‧시민단체‧정당 등 인사 318명이 “양승태 구속, 적폐법관 파면, 특별재판부 설치”를 촉구하며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국민이 원하는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선 “누적된 사법적폐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법농단을 청산하기 위해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해 적폐 법관을 탄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국민이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중배 전 MBC 사장, 최병모 전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 회장,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이하, 진보연대) 상임대표 등 50명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쌍용차 정리 해고 소송, KTX 해고 여승무원 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소송, 키코 피해자 등 중소상공인 소송, 강제징용 관련 소송, 긴급조치 국가배상 소송,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관련 소송 등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으로 수많은 사람이 죽음과 고통의 나락으로 내몰렸다”며 “이는 민주주의와 헌법의 근본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고 정의했다.

사법농단 법관 탄핵과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 캠페인
사법농단 법관 탄핵과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 캠페인ⓒ참여연대

이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수사에 성실한 협조를 약속했기에, 사법부의 근본적 개혁이 이뤄질 것을 기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과 분노로 변했다고 토로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감옥으로 가야 할 양 전 대법원장은 아직 수사도 받지 않고 있다. 재판거래와 사법농단을 저지른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구속영장은 대부분 기각됐다”며 “대법원장이 약속한 ‘성실한 수사협조’는 온데간데없다. 학벌‧지연 등 저들만의 카르텔에 기반한 ‘제 식구 감싸기’만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중배 전 MBC 사장은 “기가 막힌 언어도단”이라며 “헌법에 법과 양심이 아닌 다른 말이 쓰여야 할 것 같다. 그런 생각까지 갖게 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고 표현했다.

최병모 전 민변 회장은 “사법농단의 문제는 따지고 보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박근혜 정부 아래 양 전 대법원장의 사건은 질적, 양적으로 다르다”며 “사법부가 능동적으로 앞장서 대통령 권력과 일체화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법관이 되고 싶은 사람은 줄을 서 있다. 국민을 위해 일할 법관을 뽑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관 임명 제도, 대법원 구성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원상복구와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고 있다.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 원상복구와 사법적폐 청산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국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참가자들은 국회가 직접 나서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외쳤다. ‘영장 발부와 재판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설치’와 ‘특별 재심 요건 등을 입법화하는 특별법 제정’을 국회에 촉구했다.

김호철 민변 회장은 “우리 헌법은 특별재판부의 구성이 가능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라는 자랑스러우면서도 애석한 특별재판 운영 경험과 해소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해 훌륭히 치러낸 민간 법정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국민의 사법에 대한 불신은 그 정도가 매우 높다. 이제 국회가 팔을 걷어붙이고 특별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그들만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법원이 재판 내용을 미리 조작하고 어떻게 바꿀지 상의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억울하다. 저들은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쌍용자동차, KTX 해고노동자는 세상을 등졌다”며 “억울한 심정과 분노를 가슴 속에 누르며 발표한 내용들을 정부는 당장 실현해야 한다. 이는 최소한의 상식적 요구다”라고 호소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앞서 시국회의를 통해 사법농단 해결방안을 논의해 왔다. 국정조사 실시, 특별법 제정, 관련 법관 탄핵 등이 언급됐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옆 세종로공원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 옆 세종로공원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이게 사법부냐 국민들은 분노한다! 사법적폐 청산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10월 20일, 또 한 번 촛불집회가 열린다

오는 20일 3차 ‘사법농단 규탄 촛불집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3차 촛불집회의 목표는 ‘국민 집중대회’를 개최하는 것이다.

박석운 진보연대 상임대표는 3차 집회에 대해 “20일 오후 4시 30분 탑골공원에 집결해 행진할 예정이다. 지난 촛불 항쟁 때 제일 먼저 불이 붙은, 촛불집회의 성지 ‘청계광장’에 도착해 5시 30분 경부터 집중 촛불집회를 진행할 계획이다”라며 “2년 전 촛불 항쟁 때와 유사한 형태로 이날 그만큼의 국민적 분노가 폭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이상규 민중당 대표는 “(민중당 전신)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뿐만 아니라, 비례대표 지방의원 지위 확인 소송, 지역구 지방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 무려 4건이나 (사법농단과) 관련돼 있다”라며 “수많은 피해단체와 연대해 대중행동에 나서겠다. 오는 20일 광화문 집회에도 전국의 당원들이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민단체는 10월 한 달간 ‘사법농단 법관 탄핵과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참여 서명을 받는다. 온라인 서명 페이지(bit.ly/법관탄핵)에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모인 서명은 11월 초 문희상 국회의장 앞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 “선배 법조인에 대한 믿음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한편,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도 10일 성명서 ‘사법부에 고한다-사법농단 사태 앞에서 사법의 길을 고민하며’를 내고 법원에 사법농단 진상규명과 관여 법관들의 수사 협조를 촉구했다.

학생들은 성명서를 통해 “선배 법조인들이 걸어가며 남긴 판결문은 우리의 길이 돼 왔다. 그 걸음을 온전히 따라가기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지만 적어도 그 모든 문장은 헌법과 법률에 의한 법관의 양심에 따라 쓰였으리라 굳게 믿었다”며 “그러나 오늘의 사태에 이르러 그 믿음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사법부 역사에 오명을 남긴 관여 법관들은 책임을 통감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 사법부는 진상을 규명하고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라, 사법부는 현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의 권리를 구제하라”고 요구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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