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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기능 마비시킨 자유한국당, 국정감사도 마비시켰다
김헌정(왼족) 헌재 사무처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헌정(왼족) 헌재 사무처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및 헌법재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시스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 동의안 처리를 막으면서 헌재 기능을 사실상 무력화시키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헌재 국정감사마저 마비시켰다.

11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재 국정감사에서 한국당 소속 위원들은 일제히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재판관 후보자들의 이념적·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미 인사청문회 했던 것과 똑같은 공세를 국정감사장에서도 퍼부은 것이다.

헌재의 지난 1년간 성과 및 과오에 대한 평가나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련한 질문은 온데 간 데 없었고, 오로지 대법원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헌재 재판관들을 상대로 이념·정치 공세를 취하는 데 골몰했다. 심지어 재판관 임명 과정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데다 해당 문제에 대한 입장을 언급하기 까다로운 위치에 있는 김헌정 사무처장을 상대로 이러한 공세를 토대로 질의를 쏟아내는 등 사실상 앞뒤 가리지 않고 국정감사를 마비시켜 버렸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19일 퇴임한 김이수·안창호·강일원 전 재판관의 후임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몫으로 각각 김기영·이종석·이영진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김기영 후보자에 대한 정치 편향성 문제 및 코드 인사 의혹을 제기하며김 후보자 사퇴를 조건으로 자당 추천 후보자를 포함한 모든 후보자들의 임명 동의안 처리를 막고 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위헌심판 정족수 미달로 인한 사상 초유의 마비 사태를 겪고 있다.

이날 한국당 위원들은 우선 문 대통령이 전날 국회에 재판관 후보자 임명 동의안 처리를 촉구한 것을 걸고 넘어졌다.

야당 측 간사인 김도읍 위원은 “어제 문 대통령은 후보자 임명 지연을 야당 탓으로 돌렸는데, 이것은 어불성설이며 심히 유감”이라며 “후보자 임명 지연은 오로지 문 정부의 독선 탓”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은재 위원도 “헌재 기능이 마비된 가장 큰 원인은 대법원장 몫의 이석태·이은애 후보자 채택이 거부됐을 때부터 예견됐다”며 “이석태 재판관의 정치 편향성 등 문제가 많음에도 대통령 코드만 맞으면 임명되는 현실에서, 이후에도 이전과 판박이로 코드 인사가 재현돼 야당이 정당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민주당이 야당에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주광덕 위원은 자당 몫의 추천자의 도덕성 의혹까지 걸고넘어지며 임명 동의안 처리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주 위원은 “김기영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돈독하다는 것 전국 법관들이 다 안다”며 “한국당의 이종석 후보자도 위장전입 문제가 있다. 둘 다 공직 후보자로 적격치 못하니 국회가 두 분에 대한 추천을 철회하고 새로 추천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합리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소속 위원들은 헌재 기능이 마비된 현 상황에 대한 양해를 구하면서 조속한 임명 동의안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위원은 “오랜 기간 동안 여야가 각각 추천하는 분들에 대해 존중해왔다. 한국당 측에서 자당이 추천한 후보자도 흠결이 있다면 철회한다는 의견도 존중한다”며 “다만 상호 추천한 것과 관련한 다양성을 존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종민 위원은 “국회가 국민의 따가운 눈빛을 무시하면 안 된다. 절차에 따라 정해진 대로 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동의안 표결을 하면 된다”고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백혜련 위원은 “재판관 구성을 하지 못해 헌재 기능을 못하고 있는 건 국회의 가장 큰 책임이라는 점을 통감한다”고 국민들에 사과했다.

국정감사 시작에 앞서 김헌정 헌재 사무처장은 “현재 6인의 재판관으로는 위헌 정족수 7인이 충족되지 않아 평의 및 심판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업무 공백 상태가 해결돼 헌재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도록 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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