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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저유소 115개소 중 ‘화재경계지구’ 지정된 곳 단 한 곳도 없다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큰 불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에서 휘발유 탱크 유증기 폭발로 추정되는 큰 불이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김슬찬 기자

전국 저유소 115개소 가운데 화재경계지구 대상에 포함돼 안전관리를 받고 있는 곳이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경기 광주시갑) 의원은 13일 “고양 저유소가 미리 화재경계지구로 지정·관리됐다면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미리 제거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시·도지사는 화재가 발생할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 중 법령이 명시하고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할 수 있다. 해당 조건에는 ‘시장지역’, ‘위험물의 저장 및 처리 시설이 밀집한 지역’, ‘목조건물이 밀집한 지역’, ‘공장·창고가 밀집한 지역’ 등이 해당한다.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된 곳은 소방당국의 ‘특별 화재예방 활동’ 대상으로 안전관리를 받는다.

이에 2017년 말 기준 전국에 121개소가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돼 안전관리를 받고 있다. 이중 73%에 달하는 88개소가 시장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목조건물 밀집지역은 17개소(14%), 소방관서장 지정 지역은 7개소(6%) 등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소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저유소 시설이 화재경계지구에 포함된 사례는 전무했다. 전국에 고양 저유소 같이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저유소는 8개소이고, 이 외 다른 민간 자본이 보유하고 있는 저유소는 107개소에 달한다. 115개에 달하는 전국의 저유소가 모두 지자체의 제대로 된 안전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던 것이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소병훈 의원.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는 소병훈 의원.ⓒ뉴시스

소병훈 의원은 “화재경계지구는 소방특별조사를 받고, 소방당국은 그 결과에 따라 화재예방에 필요한 설비의 설치를 명할 수 있다. 아울러 화재경계지구의 관계인은 소방에 관한 교육 및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면서 “위험물 저장소인 저유소가 미리 화재경계지구로 지정되어 이처럼 관리됐다면 고양 저유소 사고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미리 제거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화재경계지구 지정 현황은 그 수가 너무 제한적이고 그마저 시장지역에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유소 등 화재의 위험이 높은 지역을 적극적으로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하는 한편, 해당 제도의 운용방식을 전폭적으로 새건하고 보다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일 오전 10시56분경 경기도 고양시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옥외탱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260만ℓ의 기름을 태우고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58분경에서야 완전히 꺼졌다.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CCTV 등을 통해 인근에서 풍등이 날아와 탱크 주변 잔디밭에 불이 옮겨 붙은 것을 확인하곤, 풍등을 날린 외국인 노동자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재의 원인을 호기심에 풍등을 날린 외국인 노동자에게 찾으려는 것은 본질을 왜곡하는 수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우선 피의자를 긴급체포했기 때문에 시한 내 처리해야하는 부담이 있었다”며 “관련사항을 유념해서 수사주체를 고양경찰서에서 경기북부 경찰청으로 격상시키고 수사팀을 확대해 보강수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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