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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보] “남들이 뭐라할지 모르겠지만 정의사회구현 그게 내 꿈이야”
없음

가수 송희태(36)씨를 만났다. 확 튀는 탈색한 헤어스타일. 작지 않은 체구인데도 몸에 버거워 보이는 기타를 짊어 맨 그는 딱 봐도 예술가. ‘정의사회구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외모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남들이 뭐라할지 모르겠지만 정의사회구현 그게 내 꿈이야”

이어 “사실 드라마 ‘미스티’의 고혜란 앵커의 대사죠”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예술은 사회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역사를 기억하는 데 매개체가 되는 건 사실 어떤 역사사료보다도 문화적 콘텐츠들이 그 접근성에서 더 낫잖아요”

가수 송희태
가수 송희태ⓒ민중의소리

그는 애초 솔로 가수는 아니었고, 락밴드에서 기타리스트와 보컬을 겸했었다. 그 때도 자본주의의 맹점 등 사회비판적인 음악들을 많이 하며 ‘돈이 안 되는 음악’을 했었다고 한다.

“사실 순수예술을 더 좋아라했는데, 결혼하고 나니 세상이 많이 달라져 보이더라고요. 아이를 낳으면 어떨까?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사회 관점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거에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있잖아요. 제 꿈은 정의사회구현이지만. 거창하지 않습니다. 각 개인부터, 그러니까 저부터 잘되고 잘사는 나라를 원해요. 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고, 제 아내가 노동문제로 허덕이지 않는 그런 사회요. 우리 집부터 그러고 나면 이웃집으로 점점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부터 열심히 살아보자 노력중입니다.”

가수인 송희태씨. 그와 본격적인 음악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음악 이야기다. 결코 사회운동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들으면서도 기사를 쓰면서도 음악인지 사회운동인지 헷갈리는 그의 이야기들을 들어보자.

우선 “음악에 대한 영감은 주로 어디서 받느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 그렇다. “하루 4시간에서 6시간은 시사공부를 해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부분을 많이 보게 되고 또 그걸 많이 적어두게 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떠오른 아이디어는 곧장 핸드폰으로 녹음을 하거나 메모를 하거나 해서 음악이 되죠.”

가수 송희태
가수 송희태ⓒ박근환

Track 1. 정의의 여신상

곡 소개를 묻는 질문에 송희태 씨는 “정형식 판사의 비호 아래 이재용씨가 ‘탈옥’한 다음 날 나온 노래죠. 뒤틀어진 사법부 행태를 개혁하자고 외치는 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가장 열 받는 게 ‘사법농단’ 사태”라고 언급했다.

“제가 항상 ‘정의사회구현을 꿈꿉니다’라고 말하고 다녀요. 그래서 사람들이 물어요. 너에게 ‘정의’는 무어냐고. 저는 간단하게 말해요. 잘 한 놈은 칭찬받고 잘못한 놈은 벌 받는 것. 그런데 그 기준을 바로잡아야 할 법을 지키는 사법부가, 그 ‘정의’를 무너뜨려버린 것이죠. 가장 화가 납니다”

썩을 대로 썩은 냄새 지독한 정의의 판관들. 오늘도 고고한 척 뒤로 호박씨 까누나.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머리빈 판관들. 그들이 가진 힘의 뿌리 조차 잊었네.

“우리는 2년 전, 촛불 혁명 당시 행정부 수장의 잘못을 이야기했고 지금은 사법부 수장의 잘못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국정농단 만큼 중요하게 여겨져야 하는데 그만큼 중요성이 더 많은 분들께 인식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더 많이 노래하고 싶은 곡이에요. 우리나라 사법부의 수장은 특이하게도 행정부 수장의 임명을 받아요. 결국 사법부 수장의 권한 역시 국민 주권을 위임받아서 행사하는 것이지만, 자신들의 힘은 국민과 멀리 떨어졌다고 생각해요. 국민도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라면 내 힘이 위임된 곳이라는 생각을 잘 하지 않으시는 것 같고요. 그 부분을 많이 짚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사법부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얘기해줄 수 있는 건 그야말로 국민뿐이라고 생각해요”

Track 2. 다스는 누구겁니까.

“‘어려운 건 쉬운 비유로 얘기해야지’라는 생각에 쉽게쉽게 가자 만들어본 곡이에요. 가사를 보면 위트있게 써보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저는 집회가 꼭 너무 격렬하고 ‘누구를 죽이자’, ‘싸우자’ 그런 집회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좀 있어요. 평화롭고 부담스럽지 않고, 우리가 같이 웃으면서 저들을 당당히 마주볼 수 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가사를 이렇게 써봤어요.”

다스는 누구겁니까? 엠비 엠비 돈의 신
태초에 도곡동 땅이 있었고 그 땅이 BBK를 기르셨네.
그 이름도 어려워 옵셔널 벤처스 거쳐서 그 돈 다 쓸어갔나.

그는 이 노래를 1년 전 처음 #다스는누구겁니까 운동이 유행할 무렵 열린 학동역에서 열린 이명박 구속 촉구 집회에 무작정 찾아가 “이 노래를 지은 사람인데, 여기서 불러 봐도 될까요?”라고 물어 ‘발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도 그렇게 다녀요”라며 한바탕 웃었다.

그간 촛불집회, 양승태 사법농단 규탄 집회 등에서 그를 수차례 접한 뒤라 섭외 전화를 꽤 많이 받는 줄 알았는데 의외였다.

송희태씨는 “아직은 절 많이 모르신다”라며 “뜻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가서 응원하고 같이 노래하고 싶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이 사회에서 하고 싶어요. 미숙하지만 계속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돕고 싶은 바람입니다. 여기저기서 많이 불러주셨으면 합니다”라고 기사를 통해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페이는 없어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덧붙인 “있으면 좋고요”라는 말은, 가난한 예술가이자 사회운동가인 그에게 물론인 사족이다.

“저도 유명해지고 돈 생기면 좋겠어요. 저를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너 좋은 일 하는데….’라며 다 공짜로 도와주세요. 드럼 찍어주고 베이스 쳐주고 그냥 해줘요. 사실 너무 미안해요. 심지어 밥도 다 사줘요. 사실 ‘적어도 일한 만큼 돈을 받아야지’라고 말하고 다니는 입장에서 그 분들도 돈 다 받아야 되는데…. 하지만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날아다니려면 경비가 필요해요. 돈 벌면 좋죠. 더 많이 다닐 수 있고 음악도 더 할 수 있고.”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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