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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총 불참 속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 토론회 “사립유치원이 자영업? 당신들은 학교”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사립유치원의 회계 부정 행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5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들의 집단 반발로 파행됐던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의 후속 성격이다.

당시 단상 점거와 욕설을 일삼으며 토론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던 한유총은 이번 토론회에 불참했다.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한유총의) 자리도 마련해놓고 기다리고 있지만 달리 답이 없었다"라며 "오늘은 빈자리로 남겨두겠지만 앞으로 그 자리를 메우고 함께 협의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주최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왼쪽 끝)가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주최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왼쪽 끝)가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정의철 기자

"유치원은 학교라고 주장하던 한유총,
왜 지금은 자영업이라 주장하나"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는 한유총의 입장을 비판하며, 현행법상 사립유치원도 '학교'로 명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인 사업장인 학원이 아니라 공공기관인 학교로서의 공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을 유치원장들의 사유재산으로 인정해달라는 주장을 펼치며 정부의 개혁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제를 맡은 참여연대 이찬진 집행위원장은 "유치원은 국·공립, 사립을 불문하고 교육관계법령상의 학교로 설치된 건 명백하다"며 "유치원 교육과정은 현행 교육 관계법령에 의해 명백한 공교육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따라서 유치원은 공공기관으로서 그 자체로 비영리 및 공공성을 본질로 한다"며 "감사원법 및 공공감사법에 의한 감사원 감사 및 관할 교육청의 감사를 받는 지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함께 발제에 나선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도 "사립 유치원들이 '학교'임을 망각하는 부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설득하는 입장"이라며 "한유총은 1999년도에는 시민단체들과 전교조와 함께 '유치원은 학교'라고 주장해왔는데, 지금은 왜 자영업이라고 주장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교육부 권지영 유아교육정책과장은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 사립 유치원을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자는 데 대해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사립유치원들은 스스로 자영업자라고 하는데, 당신들은 학교라는 것을 명확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주최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왼쪽 끝)가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
31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주최한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 한국유치원총연합회(왼쪽 끝)가 불참해 자리가 비어 있다.ⓒ정의철 기자

"'국·공립 유치원 40%'로 유아교육 공공성 완성?
장기적으로 사립유치원 법인화해야"

토론회에서는 비리 유치원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여당이 내놓은 대안들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 25일 당정협의를 통해 '국·공립 유치원 40% 조기 달성' 등을 포함해 유치원의 공공성 강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문제를 공론화시킨 박용진 의원은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박용진 3법'을 만들었고, 민주당은 해당 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사립유치원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보다 더 강력하면서도 체계적인 대책들을 주문했다.

사립유치원 특정감사에 나섰던 김거성 전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은 "(정부가 발표한 대책인) 국·공립 유치원 원아 수용률 40%를 달성하면 유아교육 공공성이 저절로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장기적으로 사립 유치원을 법인화해야 하고,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개선하는 과제를 병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전 감사관은 사립유치원의 특정 감사가 국무조정실 주도로 책임감 있게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사립유치원의 특정감사는 일선 교육청이 아니라 국무조정실 주도로 지속돼야 한다"며 "이미 상당수 유치원이 감사를 받아 잘못이 드러난 마당에 특정감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형평성 차원에서도 문제고 전수 감사를 요구한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의 조성실 활동가는 "이번에 정부에서 발표한 대책과 박용진 3법은 회계비리를 최소화하고 재발을 방지할 근거 법안이지만, 현장 감사의 실효성을 높일 장치가 부재하다"며 "현재 감사 인력으로 전수 감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박용진 의원은 '박용진 3법이 통과되면 생계를 위협받는다'는 한유총 주장에 대해 "이 법안들이 담고 있는 것은 유치원 회계 시스템 투명 의무화와 유치원들의 셀프 징계를 차단하는 것, 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게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것"이라며 "이 법이 생존법을 위협한다면 그동안 대체 (유치원을) 어떻게 운영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이제 국정감사가 끝나고 11월이 되면 입법과 예산의 시기가 된다"며 "링은 마련됐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도 다 이 링 위로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 하나 법 개정에서 소외되는 일 없이 같이 힘 합쳐 11월 안에 가닥 잡고 정기국회 안에 '박용진 3법'이 통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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