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통합진보당 소송 기각’ 종용한 양승태 대법원의 집요함

양승태 대법원이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원들의 소송에 관여해 판결을 바꾸라고 종용하는가 하면, 뜻대로 안되니 선고 기일을 미뤄 재판부까지 교체한 집요한 행적이 드러났다.

2016년 1월,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지방의원이었던 이미옥 전 광주시의원 등 5명은 ‘지방의회 의원 퇴직 처분 취소 소송’의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을 통해 당시 광주지법 A 부장판사에게 해당 사건을 기각하라고 종용했다. 그러나 의도대로 되지 않자 기각 대신 선고 연기를 주문하게 된다. 같은 해 2월, 양승태 대법원은 법원 정기인사 후 새롭게 재판을 배정 받은 B 부장판사에게 같은 취지를 전달하였으나, B 부장판사는 응하지 않고 인용을 결정했다. B 부장 판사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승진 인사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알려졌다.

통합진보당 지방의원의 지위를 박탈하기 위한 양승태 대법원의 집요한 개입은 기존에 밝혀진 재판거래 의혹 문건에도 상세히 나와 있다. 2015년 12월과 이듬해 6월에 작성된 이 문건들을 보면, 양승태 대법원은 ‘어느 지역에서 소송을 해야 통진당 의원들의 지위를 박탈하기 유리할지’까지 짚어주고 있다. 게다가 이 문건은 ‘어떤 취지로 청구를 해야 하는지’ 까지 적어주고 있는데, 이는 그대로 기소장에도 반영된 내용이다. 사법부가 대신 기소장을 만들어주면서 재판을 기획한 것이다. 특히 6월 15일에 작성된 문건을 보면 ‘옛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재창당 할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사전 억제하는 차원에서 지방의원의 지위 박탈 소송을 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사법부가 옛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재창당 흐름까지 조사해가면서 재판을 통해 정치 공작을 해 온 것이다.

양승태 대법원이 옛 통합진보당 지방의원들의 권리를 박탈하고 당시 대통령인 박근혜를 위해 고군분투 애써 온 행태는 국정원, 기무사가 했던 정치공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대원칙을 산산조각 내버리고 사법부 스스로 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에 긴밀하게 얽혀 또 하나의 헌법 유린 주체가 되었다는 사실은 실로 참담하다.

계속해서 공개되는 정황들을 볼 때 기존 드러난 문건의 내용 정도는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임종헌만 구속할 것이 아니라 양승태를 비롯한 핵심 인물들을 구속하여 빠짐없이 수사해야 한다. 재판 거래에 관여한 법관들을 뿌리까지 캐내서 탄핵시키고, ‘셀프 재판’이 되지 않도록 특별재판부 도입도 검토되어야 한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