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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망사고 줄잇는 택배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의 후진적 안전관리
최근 잇따른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반복된 물류센터 사망사고, 이젠 진짜 책임져라. 박근태 사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반복된 물류센터 사망사고, 이젠 진짜 책임져라. 박근태 사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CJ대한통운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죽어가고 있다. 최근 3개월 새 3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2015년~2017년 동안에는 협착, 뇌출혈 등으로 인해 산재 사망자 4명, 부상자 20명이 발생했다. 알려지지 않은 사고까지 포함하면 사상자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민단체와 현장 노동자들은 CJ대한통운 작업장에서 벌어지는 ‘연쇄 사망’이 우연이 아닌 ‘필연적 사고’라고 입을 모았다. 그 근거로 CJ대한통운의 ▲후진적 안전관리 ▲무분별한 기업이윤 추구, 노동자 위험 방치 ▲심각한 안전 불감증 ▲무대책 ▲미봉책을 꼽았다.

지난 8월 6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컨테이어 벨트 아래를 청소하던 20대 노동자 김 모(23) 씨는 폭염 속에 상의를 벗고 일하다 전류가 흐르던 기둥에 감전돼 10일 뒤 숨졌다. 해당 물류센터엔 사고 이후 두 달간 ‘부분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이후 이루어진 고용노동부 특별감독에선 수십 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한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였지만, 사업주인 CJ대한통운은 당시 과태료 650만 원을 내는 수준의 처벌을 받았다.

또, 경찰은 이후 사고 조사 결과 발표에서 사고 지점에 ‘누전차단기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밝혀냈다. CJ대한통운이 사업장의 안전상태를 잘 관리했다면, 애초에 일어날 만한 사고가 아니었던 셈이다.

택배 물류센터 자료사진
택배 물류센터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같은 달 30일, 충북 옥천군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택배 상하차 업무를 하던 50대 노동자 이 모(53) 씨가 사망했다. 사고 뒤 CJ대한통운은 “개인의 지병”, “고인의 평소 건강상태”를 언급하며 사고를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두 달 후인 10월 29일, 앞서 20대 노동자가 감전사한 대전 대덕구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또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택배 상하차 작업을 하던 30대 노동자 유 모(34) 씨가 후진하던 트레일러에 끼는 사고를 당해 이튿날 숨졌다. 현장을 조사한 고용노동부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하, 대전고용노동청)에 따르면, 당시 작업장엔 있어야 할 교통 유도자가 없었다.

유 씨가 세상을 떠난 30일, 대전고용노동청은 해당 물류센터에 ‘전면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의 ‘허브’로 꼽히는 대전 대덕구 물류센터는 그렇게 작업을 멈췄다.

전국으로 물건을 내려보내는 허브가 멈춘 만큼 업무 영향이 적지 않았을 텐데도, CJ대한통운은 해당 사건으로 인한 업무 지연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31일 홈페이지엔 ‘택배 물량 증가’로 다음 달 4일까지 개인 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는 공지만 올려놓았다. 노동자의 사망사고에 대한 사과, 물류센터 전면 작업 중지에 대한 입장 등은 밝히지 않은 채 ‘택배 물량 증가’만을 언급했다.

지난달 31일, CJ대한통운 홈페이지엔 ‘택배 물량 증가’로 다음 달 4일까지 개인 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지난달 31일, CJ대한통운 홈페이지엔 ‘택배 물량 증가’로 다음 달 4일까지 개인 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CJ대한통운 홈페이지 갈무리(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제공)

이 같은 CJ대한통운의 태도를 지켜본 노동자들은 원청의 ‘책임 회피’, ‘사고 은폐’를 규탄했다. 이를 더 지켜보기 힘들다고 판단한 시민단체는, 지난 8월에 이어 또다시 CJ대한통운 박근태 대표이사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CJ대한통운 업계 1위 타이틀은 ‘노동자 목숨’을 담보로 한 경영 결과”

5일 오전 9시 30분, 알바노조, 화물연대본부 택배지부,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정의당 청년본부 등은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반복된 물류센터 사망사고, 이젠 진짜 책임져라! CJ대한통운 박근태 사장 고발’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들은 “감전사한 알바노동자 김 씨에 대한 책임을 CJ대한통운 박근태 사장이 져야 한다고 지난 8월 대표이사들을 고발했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며 “CJ대한통운의 사고 개연성, 가능성을 알면서도 기업의 이윤을 위해 위험을 방치하는 것이 타당하냐”며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최근 잇따른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반복된 물류센터 사망사고, 이젠 진짜 책임져라. 박근태 사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근 잇따른 CJ 대한통운 물류센터 사망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공공운수노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반복된 물류센터 사망사고, 이젠 진짜 책임져라. 박근태 사장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피고발인에는 CJ대한통운 박근태, 손관수, 김춘학 대표이사가 적시됐다. 시민단체들은 이들의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도급사업 시의 안전·보건조치), 제31조(안전·보건교육) 등 위반 혐의를 제기했다.

단체들은 “다시금 발생한 CJ대한통운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은 노동자 개인의 죽음을 넘어 대기업이 얼마나 후진적으로 안전관리를 하는지를, 노동자가 죽은 뒤에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업무의 대부분을 외주화했다. 이들은 하청업체 노동자의 ‘노동’으로 이윤을 얻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단체들은 “반복되는 물류센터 노동자 사망은 엄연한 대기업의 범죄행위”라며 “CJ대한통운은 업계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동자를 쥐어 짜내고 있으며, 택배업계 점유율 1위라는 타이틀은 노동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경영전략의 결과다”라고 말했다.

안현경 노무사(노무법인 참터)는 “CJ대한통운의 계속되는 기업 이익 향유 구조로 문제가 이어지지만, CJ대한통운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택배 예약서비스가 중단된다는 공지를 해 고객에겐 양해를 구하면서도, 노동자 사망에 대해서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전 11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죽음의 외주화’ CJ대한통운 규탄, 근본 해결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의 즉각 사죄’와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
오전 11시,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죽음의 외주화’ CJ대한통운 규탄, 근본 해결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의 즉각 사죄’와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민중의소리

택배연대노조 “안전요원이 충분히 배치됐다면 사고 막을 수 있었다”

이어 오전 11시엔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하, 택배연대노조)이 같은 자리에서 ‘‘죽음의 외주화’ CJ대한통운 규탄, 근본 해결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CJ대한통운의 즉각 사죄’와 ‘정부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

택배연대노조 김태완 위원장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 CJ대한통운의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대전, 옥천 CJ대한통운 허브터미널에서 일하는 것은 ‘지옥의 아르바이트’라고 익히 알려져 있었다”며 “택배 현장에서 산업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노동자가 죽어가는 환경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8일부터 전국 12개 CJ대한통운 물류 터미널에 대해 3주간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 재해 발생 위험이 높은 기인물, 유해‧위험 작업 및 사망사고 다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집중 감독이 진행된다.

택배연대노조는 “현장에 안전요원이 충분히 배치됐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또, 해당 허브물류센터는 도크와 도크사이의 공간이 지나치게 좁아 택배를 싣고 내릴 때 컨테이너 박스의 문조차 닫을 수 없어, 도로에서 작업하다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며 “정부는 허브물류센터 하도급 금지, 필수적 산업안전 요건 마련 등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CJ대한통운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회사는 안전사고 발생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유가족분들에게 마음 깊이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밀한 부분까지 철저한 현장 점검을 진행하겠으며, 이를 통해 완벽한 개선 대책을 마련토록 하겠다. 아울러 대전 허브터미널이 정상화 될 때까지 대체 터미널 등을 통해 배송에 차질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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