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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이겨야 할’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왜 고전하고 있나
트럼프 대통령이 일리노이주 남부의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수천의 미군이 국경지대로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 국경으로 향하는 캐러밴 행렬에 대한 위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2018.10.27
트럼프 대통령이 일리노이주 남부의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수천의 미군이 국경지대로 투입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 국경으로 향하는 캐러밴 행렬에 대한 위협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2018.10.27ⓒAP/뉴시스

편집자주/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6일로 다가왔다. 대개 미국의 중간선거는 야당에게 유리했고, 이번 선거 역시 출발점에서 내다보았을 때는 민주당이 크게 앞서있었다. 하지만 선거가 바로 앞으로 다가온 지금 민주당의 압승을 점치는 시각은 별로 없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일 트럼프의 ‘전략’에 대한 분석을 담은 칼럼을 게재했다. 이 칼럼은 민주당이 트럼프의 솜씨를 이해하지 못하며, 그의 진정한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문은 Why Aren’t Democrats Walking Away With the Midterm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민주당 지지자들과 몇몇 보수주의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세계 종말의 신호탄이라 생각했다. 경제는 붕괴하고 미국은 어영부영 치명적인 전쟁에 휘말릴 것이라는 것이다. 또, 공갈과 협박을 받은 미국의 신임 대통령이 외교적으로 푸틴의 앞잡이 노릇을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일은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 (최소한 현재까지는 말이다).

지난 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연간 임금 상승률이 거의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경제에 대한 민주당의 강력한 주장 중 하나가 무력화된 것이다. 실업률은 1969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고 있고, NAFTA는 조금의 수정 이후 새로운 이름을 통해 존속하게 됐다.

더 있다. 현재 이슬람 국가(IS)는 섬멸된 것과 다를 바 없다. 미국이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했음에도 불구하고 테헤란은 아직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하지 않았다. 또,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도 여전하다.

게다가 민주당은 브렛 캐버노의 대법관 임명을 막기 위해 국민을 양쪽으로 가르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여 상원을 탈환할 가능성에 스스로 큰 타격을 입협다.

트럼프가 이 이상 바랄 것이 과연 있을까?

정상적인 정권하에서(In normal presidencies) 좋은 뉴스는 호재가 된다. 물론 상대방의 실수와 함께. 그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최우선적으로 캠페인을 벌일 핵심 이슈가 된다는 것이다. 또 정상적인 정권하에서는 문화적 불안감과 사회적 분열, 인종적 협박의 정치, 그러니까 생득적인 국적 결정 방식(birthright citizenship)을 폐지하겠다거나 엘리트 언론을 마녀사냥하고 미국 국경을 군사화하는 것은 기껏해야 플랜B가 될 뿐이다.

그것은 자랑할 것이 없거나 상대방을 비판할 것이 없을 때에만 쓰는 정치적 전략이다.

공화당은 여전히 ‘두려움’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은 다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초점을 맞춘 것은 두려움이었다. 평화와 번영은 곁가지 주제에 불과했다.

이것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스테리다. 그가 상식적인 정치적 전략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그가 교활해서일까? 아니면 그의 성격적인 결함 때문일까?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교육 수준이 높다. 그리고 고학력자들은 “똑똑하다”는 것을 충분한 지식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비판자들의 대다수는 트럼프가 상식적인 정치적 전략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그의 성격적인 결함 때문이라고 치부한다. 그들에게 트럼프는 광신자이자 사기꾼이고 그의 지지자들은 멍청이들이다. 트럼프 비판자들은 이들이 지난 대선에서 운이 좋아 승리했지만, 이번에는 그런 운이 따르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권을 계속 지켜봤다면 그런 믿음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할 것이다. 사람이 “똑똑”한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트럼프는 야생적(feral)인 “똑똑함”을 지녔다. 그는 재빨리 공격하며 어디를 공격해야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이것이 트럼프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최근 중미로부터 다가오는 이민자 캐러밴(caravan)을 과장하는 순간까지 그가 줄곧 보여준 강점이다.

그렇다. 트럼프 정권은 (캐러밴의 다수가 출발한) 온두라스의 대사도 아직 임명하지 않았고, 일관된 중미지역 정책조차 없다. 또, 중미 이민자 캐러밴을 막거나 심지어는 그들에게 발포하기 위해 수천 명의 미군을 투입한다는 발상은 혐오스럽고 파시스트적일 뿐만 아니라 합법적이지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이 미국 국경을 어떻게해서든 넘겠다는 생각으로 여전히 미국을 향해 진군하고 있다. 그들이 성공한다면 수만 명, 아니 수십만 명이 그들의 뒤를 따를지도 모른다.

편견을 갖지 않은 유권자들이 정부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아주 적은 수라도 그들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지, (이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하지만), 또 정부의 방침이 미국의 더 포괄적인 이민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문을 갖는 건 아주 당연하다.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이 21일 새벽 멕시코 남부 시우다드히달고에서 미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AP는 이날 이민자 행렬이 5000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이민자들은 가난과 폭력, 범죄를 피해 미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가고 있다. 2018.10.22.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이 21일 새벽 멕시코 남부 시우다드히달고에서 미국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AP는 이날 이민자 행렬이 5000명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온두라스, 과테말라 등 중미 출신 이민자들은 가난과 폭력, 범죄를 피해 미국에서 정착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가고 있다. 2018.10.22.ⓒAP/뉴시스

이에 대한 민주당의 대답은....아니, 민주당이 대답이 있기는 한가?

민주당의 대답이 “동정(compassion)”이라면 그것은 대답이 아니다. 민주당의 대답이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을 폐지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정부의 책임을 저버리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당의 대답이 국경 개방이라면 그것은 정치적 자살 행위나 진배없다. 민주당의 대답이 중미지역과의 교역과 원조 확대라면 그것은 지나치게 장기적인 대책이 아닐 수 없다.

안타깝게도 현실적으로는 이민자 캐러밴 문제에 대한 쉬운 해결책이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자신의 이슈로 삼은 트럼프가 정말 똑똑한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에게 이 이슈를 뺏긴 민주당은 정말 큰 실수를 한 것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전략의 비결은 두려움과 자신감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이다.

만족시킬 수 없는 갈망을 자극하는 동시에 충족시키는 “단짠(salt and sugar)”처럼 재앙적인 위협을 부각하고 그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이건 모든 데마고그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트럼프 정권이 진정으로 위험한 이유

필자는 트럼프 정권의 진정한 위험성이 경제나 정치에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정권이 위험한 진정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도덕과 제도를 침식하기 때문이다. 담론의 수준을 떨어뜨리고 시민적 연대감을 깨뜨리기 때문이다.

이번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은 당연히 압승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것은 민주당이 초지일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재능을 과소평가하고 그의 진정한 위험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새겨둘만한 교훈이 있다. 미국의 경제적 GDP는 급상승하고 있지만 도덕적 GDP는 감소하고 있다. 피츠버그 참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전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순간에도 트럼프는 국민을 단합시키지 못했다. 6일 중간선거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민주당은 이를 이룰 수 있는 후보를 찾아야만 한다. 그래야 2020년 대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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