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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반발에도 ‘탄력근로제 확대’ 합의한 여야정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뉴시스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가동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5일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탄력근로제 확대'에 합의했다. 탄력근로제가 확대되면 노동시간 단축이 사실상 무력화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어려움'을 이유로 입법 조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기업의 어려움 해소를 위해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등 보완입법 조치를 마무리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다만 정의당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에 반대했다. 합의문 말미에도 "정의당은 2항의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3항의 '규제혁신'에 대해 의견을 달리한다"는 의견이 추가됐다.

탄력근로제는 일이 몰리는 시기에 야근 등 초과 근무를 허용해 노동시간을 늘리고, 그렇지 않을 때는 노동시간을 줄여 평균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연장근로 포함)에 맞추는 제도다. 물론 이 때에도 한 주에 64시간까지만 일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동안 기업들은 현행 최대 3개월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탄력근로 기간'을 6개월 내지는 1년으로 늘려달라는 주장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탄력근로제를 확대한다면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미 평균 노동시간이 높은 상황에서 탄력근로제까지 확대된다면, 노동자들은 장시간 중노동 환경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노사 합의 이뤄지지 않을 시 '국회 처리' 예고한 홍영표
김성태 "탄력근로제 최대 1년까지 확대 적용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를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이날 회의에서는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법안이 논의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의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등이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어 관련 논의가 속도감있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도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를 연내에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회의 이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력근로제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게 될지 아니면 내년 2월 국회에서 처리할지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우리 당으로서는 일단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를 하고, 그 결과를 국회에서 입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원내대표는 노사 합의가 빠른 시일 내에 이뤄지지 않을 시 국회가 나서서 처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걸 1, 2년을 기다릴 사안은 아니지 않나. 복잡한 사안도 아니고, 대화하다 보면 몇 시간 만에 끝날 수도 있다"며 "언제까지 가능하다고 (노사 합의 시한이) 판단이 되면 사회적 대화에 맡기고, 합의 도출이 어렵고 굉장히 장시간 소요될 것 같다고 하면 국회에서 여야가 논의해서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탄력기간제 적용 기간을 최대 1년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대체적으로 경제 여건이 극도로 악화되고 소득주도성장으로 비롯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 그리고 무리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의 위기 상황에 대해 탄력근로제를 앞으로 6개월~1년으로 확대 적용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관련 입법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것에 대해 사실상 청와대가 수용하는 것으로, 대통령이 각별히 지금 상황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현재 '노동을 존중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현 정부의 메시지와 배치되는 탄력 근로제 확대 적용에 대한 입법 보완에 정의당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자를 향한 정책과도 배치되는 부분임을 지적하며,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고 시정요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탈원전 정책, 최저임금…
테이블에 오른 다양한 경제 현안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 참석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열린 제1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회의 참석에 앞서 여야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에서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뉴시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서는 탄력기간제 확대 외에도 다양한 경제 분야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는 공공기관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을 향해 "사회적 공공성을 저해하는 고용세습 채용비리와 관련해서 문 대통령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하고, 대통령의 특별지시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정부여당이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바로 공공기관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늦어도 1월까지는 마치도록 하겠다"며 "드러난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고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가 전했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두고는 문 대통령과 김성태 원내대표 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논란이 됐던 게 탈원전 문제였다"며 "자유한국당은 탈원전 정책에 대한 수정과 에너지 정책을 재조정해서 원전 기술력과 국제 경쟁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속도조절이 필요하고 그런 측면에서 과감한 탈원전 정책의 수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표방했지만, 이는 장기적인 것으로서 정책 기조가 60년이 이어져야 탈원전이 이뤄진다"고 답했다고 김 원내대표가 전했다.

이와 관련된 합의문 문구를 조정하는 과정에서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이날 발표된 합의문 중 11조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 원전 기술력과 원전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에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라는 내용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민주당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는 에너지 정책을 점검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바꾸고 싶어 했으나, 문 대통령은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초로 한다'는 내용으로 하자고 설득해서 합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최저임금의 폐기 또는 유예를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의 철회 내지는 시행 시기 연기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렸다"며 "(대통령은) 듣기만 하고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여야정은 이날 회의에서 민생법안과 규제혁신 법안 등에 대한 신속한 처리에도 뜻을 모았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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