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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노총 빠진 경사노위가 해야 할 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오는 22일 공식 출범한다. 경사노위는 기존의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할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다. 그런데 이번 경사노위 출범은 민주노총이 빠진 채 개문발차하는 꼴이 됐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17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안건을 처리하지 못했다. 지금으로써는 민주노총의 참여는 내년 1월 민주노총의 정기 대의원대회를 지켜봐야 한다.

경사노위 출범에 대해 민주노총은 “기다려 달라”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경사노위는 “시급한 과제들을 공식적 기구에서 논의하기 위해 출범을 더 미룰 수 없다”며 출범을 결정했다. 경사노위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과 국민연금 개편 등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사회적 대화 참여를 공약하며 위원장에 선출됐다. 그 이후 민주노총이 19년 만에 노사정위원회에 참여를 결정하는 등 노사정 사회적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같은 갈등을 겪으며 참여 중단과 재개의 부침이 이어졌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 참여에 대해 대의원대회에서 논의도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후 내부적인 준비를 충분히 갖춰서 내년 1월 대의원대회에서 책임 있는 판단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 반면 노동계가 납득할 수 있는 대화 분위기 조성에 정부와 여당이 해야 할 몫도 적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ILO 핵심협약 비준을 공약하며 대통령에 당선됐다. “국가 위상에 걸맞은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그때에는 과거 정권처럼 노조법 개정 등 국내법을 먼저 손보고 협약을 비준하겠다는 말도 없었고, 노사정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대화를 통해 합의에 이른다는 전제조건도 없었다.

정부 출범 후 2년째이지만 ILO 핵심협약은 비준되지 않았다. 심지어 비준을 위한 어떤 행동도 취해지지 않았다. 쟁점이 되고 있는 교원노조법과 공무원노조법 상 노조가입 범위나 해고자‧실업자‧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노조 가입 문제에 대해서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법적으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단지 경사노위를 만들었다.

만약 노동기본권 보장이 사회적 대화기구라는 관문을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촛불혁명 이전과 무엇이 다른 것인지 의문이다. 물론 노사정이 합의했다면 보수 야당이 반대할 일도 없을 것이고, 따라서 관련법 개정도 어렵지 않을 것이며, 결과적으로 ILO 협약 비준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이점은 이명박 정권 때에도,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를 양보하고 거래해야 할 대상이 아닌 기본권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놓은 상태에서 그 참여에 대한 노동계의 전략적 선택은 어려운 것일 수밖에 없다. 스스로 국민 앞에 약속했던 무게를 사회적 대화기구에 떠넘겨 놓은 책임이 정부 여당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대한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비정규직 철폐,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임금 확대, 최저임금법 원상회복 등을 내걸고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라 더욱더 안타깝다”고 말한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논평은 적절하지 못하다. 정부와 여당도 책임이 작지 않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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