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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軍심리전단장, 김관진 재판서 “상관 못 지켜 조롱거리로 타락한 느낌”

2012년 대선 당시 군당국의 댓글조작 등 정치공작 활동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이태하(65) 전 국군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이 법정에서 “천하의 죄인이자 조롱거리로 타락한 느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단장은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의 군형법상 정치관여 등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단장은 증인신문에 앞서 발언 기회를 얻어 “국가안보를 위해 작전을 묵묵히 수행한 부하들이 범죄자가 돼 어려운 생활을 하는 것은 모두 나의 무능력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부하를 지키지 못한 자신이 원망스럽고 한탄스러운데, 오늘은 굳게 믿은 장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참담하다 못해 서글프다”며 “부하를 지키지 못했는데 상관도 못 지켜 천하의 죄인, 조롱거리로 타락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전 단장은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사찰 행위를 폭로한 뒤 러시아로 망명한 전 NSA 요원 에드워드 스노든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사실을 인정한 뒤 책임지고 제도 개선을 약속했고, 이후 요원들은 처벌하지 않고 법령과 조직이 개선됐다”며 “그런데 우리는 심리전단에 대한 전수조사와 압수수색을 통해 만천하에 군 기밀 조직이 공개되고 범죄 집단으로 낙인찍혔다”고 말했다.

군의 정치공작 행위를 사법 절차를 거쳐 처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고자 양국의 사례를 비교한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단장은 “비슷한 외국 사례를 보면 부럽다 못해 한숨이 나온다”며 “오늘 증언이 현재 군생활을 하는 후배들에게 상관에 대한 불신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은 별 것 아니다’라는 인식을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전 단장은 18대 대선을 전후해 사이버사 부대원 121명에게 총 1만2천365건의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댓글을 달도록 하고, 범행이 밝혀지자 증거인멸을 한 혐의로 기소돼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후 대법원이 원심의 일부 무죄 판단이 잘못됐다고 사건을 돌려보냄에 따라 그는 2심 재판을 다시 받고 있다.

김 전 장관 등은 당시 댓글공작을 지시하고, 2013년 해당 사건에 대한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를 방해한 혐의 등으로 올해 초 기소됐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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