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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민간인’ 전방위 불법사찰한 기무사, “최고의 부대” 찬사한 박근혜 청와대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전익수 특별수사단장이 옛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관련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전익수 특별수사단장이 옛 국군기무사령부의 세월호 관련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 의혹 등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권의 보위를 위해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 유가족 등을 전방위적으로 사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찰 첩보를 토대로 희생자들을 그대로 수장시키는 방안이 청와대에 보고되기도 했다.

국방부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 대령)이 6일 발표한 기무사의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 수사결과에 따르면 기무사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6.4 지방선거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악화된 세월호 정국을 조기에 전환하고 추락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해 관련 TF를 구성했다.

전익수 단장은 "당시 기무사는 정권에 불리한 세월호 정국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실종자 수색 포기와 세월호의 인양 포기가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유가족이나 실종자 가족을 설득·압박하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유가족에 대한 첩보를 조직적으로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군 보안·방첩을 목적으로 하는 기무사가 본연의 업무를 망각한 채 박근혜 정권의 보위를 위해 불법적으로 민간인 사찰을 자행한 것이다. 또 기무사는 세월호 관련 내용을 14차례에 걸쳐 청와대에 보고했다. 당시 청와대는 "기무사만큼 중앙집권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조직은 없음. 최고의 부대임"이라고 독려했다.

특수단은 "본래의 방탐·보안 임무에 공백이 발생함에도 유병언 은신 의심지역에 인력과 장비를 전개한 후 유병언 관련 통신 파악을 위해 공공기관 무전통신부터 항만·공사장·영업소 등 개인간 무전통신까지 무차별적으로 감청· 채록해 TF에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지역 기무부대인 610부대장(소강원 전 참모장)은 참사 현장인 진도, 합동분향소가 있는 안산 등지에 현장지원부대를 편성하고 유가족 사찰을 지시했다. 사찰 활동 중 적발되면 실종자 가족으로 신분을 위장하라는 지침을 하달하기도 했다. 부대원들은 실종자 가족의 개인 성향(강성 및 중도 등)과 가족관계, TV 시청내용, 음주실태 등에 대한 첩보를 수집했다.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해리에서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방 1.8해리에서 침몰하고 있는 세월호ⓒ해양경찰청

안산지역 기무부대인 310부대장(김병철 전 기무사 3처장)은 안산 유가족, 단원고 복귀학생 동정, 유가족 단체 지휘부의 과거 직업과 정치성향, 가입정당 정보를 비롯해 합동분향소 주변 시위 상황까지 보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기무사 내 사이버 활동부대는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유가족 개인별로 인터넷상의 언론기사를 긁어모으고 전화번호, 학적사항, 중고거래 내역, 인터넷 카페활동 등의 첩보를 수집하는 사이버 사찰도 했다.

기무사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검거에도 적극 관여하면서 불법감청을 통해 검거활동을 초기부터 지휘·통제했다. 특수단 수사 결과 당시 실무자는 불법 감청의 문제점을 수차례 상부에 보고했으나 무시됐다. 오히려 기무사는 '전파환경조사'로 위장해 감청을 강행했다.

전익수 단장은 "이번 사건은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기간에 '통수권 보필'이라는 미명하에 권한을 남용해 조직적으로 민간인들을 사찰한 사건"이라며 "특수단은 세월호 민간인 사찰 수사를 담당했던 군검사, 군검찰수사관 일부를 잔류시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기소한 피고인들에 대한 공판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수단은 세월호 민간인 사찰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110여 명을 소환조사했다. 이중 소강원(소장) 전 610부대장, 김병철(준장) 전 310 부대장, 손모(대령) 세월호TF(테스크포스) 현장지원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기우진(준장) 전 유병언 검거TF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특수단은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령관이던 이재수 예비역 육군 중장이 불법 사찰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회의록을 확보했으며, 이 전 사령관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이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는 민간검찰에 이첩될 예정이다.

전남 목포신항의 노란리본(자료사진)
전남 목포신항의 노란리본(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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