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전시]‘생각’하지 않는 자는 밤과 안개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강래오 개인전 ‘밤과 안개’
강래오_생각하지 않은 자_밤과 안개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_<br
강래오_생각하지 않은 자_밤과 안개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_ⓒ강래오

프랑스 영화 감독인 알랭 레네가 지난 1956년 발표한 다큐 ‘밤과 안개’는 유태인을 집단 학살한 홀로코스트를 통해 역사와 기억에 대해 진지하면서도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 영화는 1955년 프랑스 및 강제수용소 해방 1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전시 ‘저항, 해방, 추방’ 기획에서 출발됐다. 전우회는 영웅 다큐를 원했지만 영화는 지금은 버려진 아유슈비츠의 건물로부터 시작한다. 학살이 자행된 그곳은 너무나 평온하다. 평온한 수용소의 오늘과 그 수용소에서 벌어졌던 잔혹한 과거의 장면들이 교차로 배치되면서 우리의 오늘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플레이스막(서울 마포구 홍제천로4길 39-26)에서 오는11월 29일까지 열리는 강래오 작가의 개인전 ‘밤과 안개’도 이런 질문을 던진다.

스펙터클 세계, 다시 밤으로부터의 전언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콘테_145.5×112.1cm_2018
스펙터클 세계, 다시 밤으로부터의 전언_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콘테_145.5×112.1cm_2018ⓒ강래오

강래오 작가는 “사실 규명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부끄러운 역사적 진실을 서둘러 봉인해버리거나 아예 무관심으로 묻어버린 예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나는 ‘밤과 안개’가 지닌 함의를 되새기듯 작업을 통해 수치의 인간 역사를 다시 소환해서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 삼고 싶었다. 왜냐하면 여전히 인간이 저지르고 있는 어리석은 인간 살육은 진행형이고, 그 배후라 할 수 있는 강대국들의 비윤리적인 자본의 뒷거래는 물론, 이를 알면서도 나약한 국가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기꺼이 침묵의 공조와 망각을 선택하고 있기에, 이제는 국가를 떠나 개인의 연대 가능성을, 예술노동자인 나는 작업을 통해 ‘기억’의 연대 가능성을 짚어 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망각에 저항하는 방법으로 전시를 위한 소통을 선택했다. 강래오 작가는 말한다. “어떤 이들은 어둠만 무성하고 ‘희망’은 보이지 않는 나의 작업에 고개를 돌리기도 한다. 루쉰의 말처럼, 희망이란 본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 땅에 난 길처럼 본래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생긴 것이다. 많은 이들의 희생으로 생겨난 종전이라는 통일이라는 희망을 얻기까지 우리는 어두운 시간의 터널을 지나왔다. 어느 나라 못지않게 전쟁의 상흔이 많은 나라이다. 그래서 더 ‘기억’의 문제를, 기억의 연대 가능성을 작업을 통해 질문하고 망각에 저항하고자 한다. 촛불혁명이 없었다면 여전히 ‘밤과 안개’ 속에서 길을 찾고 있었을 우리에게 ‘기억의 연대’는 시대적 당위라 할 것이며, 이러한 시대의 예술가들이 해야 할 일은 ‘보는 이’에게 끊임없이 ‘질문과 생각’을 전시하는 것이다.”

시대고독#1,캔버스에 아크릴, 27.3×22m, 2018
시대고독#1,캔버스에 아크릴, 27.3×22m, 2018ⓒ강래오
시선의 경제학-무수한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기, 캔버스에 아크릴, 90.9×72.7cm, 2018
시선의 경제학-무수한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기, 캔버스에 아크릴, 90.9×72.7cm, 2018ⓒ강래오
인간, 어둠 속으로의 후퇴, 캔버스에 아크릴, 116.8×91cm, 2018
인간, 어둠 속으로의 후퇴, 캔버스에 아크릴, 116.8×91cm, 2018ⓒ강래오
죽음의 푸가-우리는 구름 속에 무덤을 만든다, 캔버스에 목탄, 콘테, 145.5×112.1cm, 2018
죽음의 푸가-우리는 구름 속에 무덤을 만든다, 캔버스에 목탄, 콘테, 145.5×112.1cm, 2018ⓒ강래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