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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무죄 이후,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 재판 어떻게 되나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법 위법 관련 선고에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자리해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법 위법 관련 선고에서 판결을 내리기 위해 자리해 있다.ⓒ김슬찬 기자

대법원이 종교·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놓은 가운데, 개인 신념을 사유로 병역을 거부한 사건을 심리 중이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 2부는 현재 노정희 대법관을 주심으로 병역 거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1년6개월을 선고받은 22살 K씨의 상고심 사건을 심리 중이다.

K씨는 지난 2016년 현역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은 혐의(병역법 위반)를 받았다.

1‧2심 재판부는 헌법에서 규정된 ‘국방의 의무’가 역시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피고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보고 K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K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대체복무제 없이 강제징집하는 것은 개인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고, 병사급여도 최저임금에 못 미쳐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현행 병역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같은 취지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신청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또 최저임금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 또한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정한 보수수준에 관한 내용이 법령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형성된 바 없는 이상, 군인의 보수를 정하는 관계법령이 그 보수수준보다 낮은 봉급월액을 규정하고 있다고 하여 청구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지난 1일 개인의 양심이나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한 병역 기피가 입영을 거부하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이 사건 역시 뒤집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 이외에 윤리적·도덕적·철학적 동기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행위도 양심적 병역 거부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K씨가 주장하는 ‘양심’의 진정성이 인정되느냐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재판에서 대법원은 ‘양심’에 대해 “삶 전부에 영향을 미치며 그 신념이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야 하며, 거짓이나 타협이 없는 것으로 이를 지키지 않았을 때 인격적 존재가치가 파멸될 정도의 절박하고 구체적인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에 따라 가정 환경, 성장 과정, 학교 생활, 사회 경험 등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 또는 정황사실로 구체적인 증명을 해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이 같은 기준에 비춰본다면 이 사건 상고심 재판부 역시 K씨의 소명자료를 바탕으로 K씨가 말하는 '양심'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절차를 거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것은 개인 신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의 문제”라고 전제했다.

그는 “개인의 신념은 개인이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결정하는 기준들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에 대해 (대법원이) 고민이 많을 것 같다”면서도 “인권 논리로는 그런 기준을 세운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병역 체계가 흔들린다던지 여론의 불안감도 있고, 양심의 신념을 너무 폭넓게 인정할 수 없는 과도기적 상태”라며 “그렇기에 앞서 양심적 병역거부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대법원 판결에서도 과거행적이나 표현내용 등을 보자는 단서를 붙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 7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일괄적인 공소 취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지난 1일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를 형사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검찰 차원의 후속 결정이다.

이는 검찰이 현재 재판 중인 관련자 중에 진짜 양심적 병역 거부자와 단순 병역 거부자가 섞여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은 지난 1일 판결에서 종교적 병역 거부 이외에 윤리적·도덕적·철학적 동기에서 병역을 거부하는 행위도 양심적 병역 거부라고 인정한 바 있다.

K씨 사건의 경우에도 그의 ‘양심’이 입증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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