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지슬’ 오멸 감독, ‘인어전설’로 사라진 옛 제주를 복기하다
‘지슬’ 오멸 감독, ‘인어전설’로 사라진 옛 제주를 복기하다
‘지슬’ 오멸 감독, ‘인어전설’로 사라진 옛 제주를 복기하다ⓒ민중의소리

“제주도는 큰 뜻으로 이야기 하면 어머니 같은 곳이다. 때로는 친구이기도 했고 어떨 때는 연인기도 했다. 어떨 때는 선생님이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감옥이기도 했다.”

제주 4.3사건을 담은 영화 ‘지슬’을 포함해 ‘이어도’, ‘뽕똘’, 어이그저 귓것’ 등의 작품을 통해서 제주 이야기를 해왔던 오멸 감독은 8일 이와 같이 말하며 “여러 가지 면에서 제주는 저에게 애증과 애정이 섞인 곳”이라고 밝혔다.

오멸 감독은 이번에도 제주도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를 선보인다. 제주도 해녀들의 삶과 연대를 담은 영화 ‘인어전설’이다.

영화 ‘인어전설’은 전 싱크로나이즈드 국가대표인 영주(전혜빈 분)가 제주도 해녀들의 싱크로나이즈드 코치 제안을 받고 제주도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다. 영주는 제주도에 도착했지만 싱크로나이즈드 공연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해녀 대표 옥자(문희경 분)와 갈등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수중 대결을 펼치게 된다.

영화는 도시에서 온 전 국가대표 영주와 제주 해녀 옥자의 대결 구도로 향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두 여성의 경쟁 구도에만 매몰 되지 않고 특별할 것도 유별날 것 없이 제주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오멸 감독만의 독특한 미쟝센이 스크린에 향기를 입힌다.

오멸 감독의 영화 ‘인어전설’
오멸 감독의 영화 ‘인어전설’ⓒ‘인어전설’ 스틸컷

현재 제주는 대중에게 친숙한 곳이지만, 영화 ‘인어전설’로 제주의 풍경을 접한 관객들은 낯선 분위기에 색다름을 느끼게 된다. 환한 네온사인과 번화한 거리, 북적이는 관광객들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오멸 감독은 오히려 소실된 옛 제주의 아름다움을 복기한다.

오멸 감독은 “이 작품을 편집할 때 ‘감독님은 제주도를 굉장히 오래 전 추억으로 기억하시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 그렇네?’라는 이야기를 했었다”며 “이 영화를 보면 2층 건물 하나 제대로 나오는 게 없다. 90년대까지 제가 보고 느끼고 만난 공간을 계속 찾고 있더라. 그런 것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에 말씀 드렸던 어머니에서부터 감옥까지 역할을 한 공간이 요즘 들어서 흩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한쪽으로는 지역 사회 발전으로 보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71년생인 저희 같은 사람들에겐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근거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전혜빈 역시 “제주도는 진짜 어디서든 범접할 수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다. 근데 이제 너무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점령했달까. 호텔이 늘어나고 도민의 집은 없고 타지 사람의 집만 들어나고 있다”며 “제주의 아름다운 부분이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감독님의 영화 구석구석에 옛 제주의 모습이 남아 있다는 걸 촬영하면서 느꼈다”며 “아름다운 곳이 없어지고 있다는 현실이 영화에 남겨질 제주 옛 모습들의 끝자락이 아닐까 싶어서 가슴이 아픈 점이 있긴 한데 영화가 홍보 되서 아름다운 제주의 옛 모습을 보시고 보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인 문희경은 “감독님이 제주도가 어머니이기도 하고 감옥 같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고등학교 때까지 제주에 있을 때 탈출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꿈을 이루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영화를 보니까 제가 제주도에서 태어난 것은 축복받은 곳에서 자란 것이고 그런 제주의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 배우의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멸 감독은 “영화는 산업이지만 기록이기도 하다”며 “때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한다면 아직까지는 감독 개인의 취향이지만 ‘인어전설’까지는 기록 역할에 있어서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도 밝혔다.

이어 그는 “지역의 삶, 어머니 삶에 공감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제주도를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봐주시면 제주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될 것 같다”면서 “영화를 통해서 제주도에 대해서 더 고민 나눠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혜빈, 문희경 배우, 오멸 감독 등이 참석했다. 영화는 11월 15일 개봉된다.

김세운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