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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국공무원노조의 해직자 복직·기본권 보장 요구 정당하다

9일 전국공무원노조 소속 조합원 6천여명이 서울 광화문에 모여 집회를 연다. 노조는 있으나 단체행동권이 없는 공무원들이 일일이 연가를 신청하고 이렇게 많이 전국에서 모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당초 목표인 5천명을 넘겨 연가신청을 했다니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일 게다.

공무원들의 요구는 크게 세 가지다. 노조를 만들고 지키기 위해, 그리고 민주적 행정을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해직돼 길게는 십수년째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복직시키라는 것이다. 이는 대선 공약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부당한 권력에 해직됐다는 점을 확인하는 문제가 걸려 해결이 지체되고 있다. 현재 남은 해직 공무원은 136명에 이른다. 청와대와 담당부처인 행정안전부의 결단이 요구된다.

노동기본권과 정치기본권 보장은 헌법으로 보나 전 세계 대부분 국가의 실태로 보나 당연한 요구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노조는 있으되 단체행동권이 전혀 없다거나 같은 공무원 중에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을 극히 협소하게 규정한 것, 예산이나 법규 관련 사항이라는 이유로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하는 현실은 정상적인 민주국가의 모습이라 보기 어렵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비준, 실행하고 있는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을 비준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회는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고 공무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가로막는 법률을 시급히 개폐해야 한다.

공무원은 정당 가입이나 선거 출마를 비롯해 일체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게 한 법률과 제도도 시급히 철폐해야 한다. 공무원이 권력으로부터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도록, 그래서 행정이 국민을 위해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할 책임은 국가에 있다. 이를 어긴 공무원이 있다면 당연히 법률에 따라 처벌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 개인이 시민으로서 갖는 정치적 권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것으로 결코 침해할 수 없다. 정무직 공무원에게는 허용하면서 직업 공무원에게는 불허한다는 것도 앞뒤가 안 맞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했던 개헌안에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 보장을 담은 것은 지극히 정당하다.

경제규모의 성장과 함께 사회의 민주주의가 성숙해져야 국정농단 같은 참사가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그간 비정상적으로 국민의 권리를 제약하던 악습과 결별해야 한다. 공무원들이 권력의 수족이 아니라 국민의 공복이 될 수 있도록,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정부와 여야의 결단과 분발을 촉구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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