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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은 ‘혈세 낭비’ 핵발전소 수출 지원 정책 중단하라”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핵산업 육성 규탄 및 핵발전소 수출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핵산업 육성 규탄 및 핵발전소 수출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지난 5일 합의문을 통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기조로, 원전 기술력과 원전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민생과 관련 없는 핵발전소 수출 산업에 혈세를 낭비하게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정 산업 유지·발전을 위한 정책 추진 내용이 합의문에 담긴 것은 원전산업이 유일해 '핵산업 특혜'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정부를 향해 혈세를 낭비하는 핵발전소 산업 육성을 반대하며, 핵발전소 수출 지원정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9일 오전, 환경운동연합 등 9개 환경·시민단체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핵산업 육성 규탄 및 핵발전소 수출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정부가 국내에서는 국민의 안전을 위해 탈핵에너지전환을 추진하면서 다른 나라들에는 위험을 수출하는 세일즈를 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며, 윤리적이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적극적으로 핵발전소 수출을 지원했지만, UAE 수출 이후 지금까지 10여 년 동안 단 1기의 수출도 새로 성사시키지 못했다고 환경단체들은 지적했다. 이들은 핵발전소 수출 부진의 이유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진행된 탈핵에너지전환 흐름의 가속화, 재생에너지의 성장 속 핵발전의 경쟁력 상실 등을 꼽았다.

최근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가 한국전력에 매각하려던 영국 원전사업법인 뉴젠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뉴젠은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 뉴젠을 인수하고 이에 근거해 영국 원전 시장에 진출하려던 한국전력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환경연합 등은 "2006년 세계최대 핵발전소 회사 웨스팅하우스 인수 후 막대한 손실을 입은 도시바가 불확실성 속에 매년 유지비만 300억 이상 들어가는 영국 무어사이드 핵발전소 사업을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핵발전 산업은 '사양산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 440여 기가 넘던 원전은 410기 수준으로 감소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만 원전 건설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자체적으로 원전을 건설하고 있어 시장을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에너지전환은 가속화 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지난해 에너지원 별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재생에너지 투자가 300조원, 화석 연료가 132조원, 원전 투자가 17조원을 차지한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핵산업 육성 규탄 및 핵발전소 수출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시민 사회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핵산업 육성 규탄 및 핵발전소 수출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환경단체들은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 공기업이 아니라, 민간 기업이었더라도 미래가 없는 사업에 계속 투자를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물으며 "언제까지 정부가 자유한국당 등의 정치 공세에 밀려, 먹을 것도 없는 요란한 잔치판에 국민의 혈세만 축내게 할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들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에너지 전환 산업 확대와 핵발전 관련 산업들이 에너지전환 정책의 변화 속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정부 측에 요구했다. 또 불필요한 투자보다는 안전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핵발전소 해체와 핵폐기물 처분 등에 힘써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처장은 "유럽에 있는 전력회사들이 원전과 석탄발전소를 하나씩 닫으면서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회사로, 전력을 수요관리하면서 돈을 버는 회사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라면서, "우리가 그런 변화에 늦으면 더 큰 희생이 뒤 를 것이며, 해고 당한 노동자들이나 그것(원전 수출)만 바라보다 회사 지킨 사람들이 입는 피해는 도대체 누가 감당해주냐"고 지적했다.

양이 처장은 이번 여·야·정 합의에 대해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단순하게 반발하는 것에 대한 입막음을 위한 정책적 리더십 부재의 결과"라면서 "더 큰 피해와 고통을 맛보기 전에 하루 빨리, 일관된 정책의 방향과 산업의 방향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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