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전시]황포돛배로 한강을 누비던 ‘경강상인’들의 역사를 만난다
전통한선 기법으로 제작된 황포돛배, 9×2.5×4.16m<br
전통한선 기법으로 제작된 황포돛배, 9×2.5×4.16mⓒ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도로가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 상업은 강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한반도의 중심으로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의 한 가운데를 흐르는 한강은 당시 상업의 젖줄이었다. 한강 가운데서도 광나루에서 양화진까지의 강줄기인 ‘경강’은 특히 상업으로 주목받던 지역이었다. 경강은 도성 안의 시장에 미곡, 목재, 어물, 소금을 공급하는 도매시장이었고, 전국 시장과 관련해서는 전국의 상품가격을 조절하는 중앙시장의 구실을 했다. 경강은 전국의 모든 물화가 집하(集荷)되는 전국적 해운의 중심지였다. 이곳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상업활동을 하며 조선후기 상업발달을 이끈 ‘경강상인’들의 역동적인 이야기를 담은 특별전 ‘경강, 광나루에서 양화진까지’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인 경강에는 상업이나 선운업, 조선업, 장빙업(藏氷業), 빙어선(氷魚船)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경강상인들이 거주했다. 이외에도 사기와 협잡을 통해 한탕을 노리는 각종 무뢰배, 배로 운반된 화물을 창고까지 운반하여 먹고사는 지게꾼, 뱃사람들을 상대로 술과 유흥을 판매하는 색주가, 뱃사람들의 안녕을 빌어주는 무당 등 다양한 계층들이 살아갔다.

경강부임진도, 《동국여도》, 규장각한국한연구원
경강부임진도, 《동국여도》, 규장각한국한연구원ⓒ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전시는 광나루에서 양화진까지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며 관람할 수 있도록 포구와 나루 별로 경강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실 가운데에 천장까지 돛을 펼친 9m 길이 황포돛배도 전시된다. 조선후기 광진, 뚝섬, 서빙고, 한강진, 용산, 서강, 마포 등은 현재와 지명은 같았으나 그 모습은 많이 달랐다. 이곳들은 포구와 나루 별로 특화된 업종이 번성했고 각자의 영업권을 유지하기 위한 분쟁이 계속됐다.

한강의 상류에서 한양으로 들어오는 첫 번째 입구인 광나루(광진)와 정선의목재가 뗏목으로 묶여 내려와 목재가 산같이 쌓여있는 곳이 뚝섬이었다. 한강에서 얼음을 캐고 동빙고·서빙고까지 운반하는 장빙업이 성행했고, 점차 얼음 수요가 늘어 사빙고가 생기자 망원·합정 지역에서는 민간장빙업도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빙어선도 발달하여, 어물이 생선의 형태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용산과 서강에는 조운선이 몰려들었기 때문에, 조운선의 세곡을 창고까지 옮기는 운부계, 마계 등의 경강사람들도 늘어났다. 이러한 하역운반업의 하루 품삯은 2전 정도였고 마포에서 끼니를 때우는 임금노동자들이었다.

마포는 최초의 객주가 있었던 곳으로 어물, 쌀, 소금 등이 유통되는 물류와 상업의 최대 중심지였다.

도성도, 《동국여도》, 규장각한국한연구원
도성도, 《동국여도》, 규장각한국한연구원ⓒ서울역사박물관 제공
항해하는 배, 《기산풍속도첩》
항해하는 배, 《기산풍속도첩》ⓒ서울역사박물관 제공

경강 지역은 한양 도성 안에서 모이는 세곡과 물자,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었다. 조선후기 대동법의 시행으로 조세곡의 운반이 늘어나고 부역노동의 물납세화가 가능해지자 임금노동을 통해 부역을 대신하기 위해 올라오는 지방민들로 한양의 인구가 증가했고, 이들이 경강변에 자리를 잡으며 상업중심지로 성장하게 된다.

한양의 근교인 경강은 도성과 가까웠고 탁 트인 풍광이 절경을 이루었기 때문에 별서(별장), 정자 등이 많았다. 또한 지류와 강이 만나면서 생기는 삼각주 형태의 지형이 이루는 경치도 아름다웠다. 당시의 풍광을 담은 회화작품과 고문서들도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왕과 사대부 중심의 담론에서 벗어나 조선후기의 역동적 변화를 이끌었던 다양한 계층들의 이야기를 고문서와 그림들을 통해 소개하고, 영상을 통해 재미있게 구성됐다. 아울러 장빙등록, 정조병오소회등록, 금릉집, 존재집, 우포도청등록 등의 고문헌들과 상인들의 문서와 증표였던 임치표, 출차표, 선도록, 수표, 마포의 새우젓독 등 그동안 잘 소개되지 않았던 유물들도 많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27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seou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24-0274)

새우젓 독
새우젓 독ⓒ서울역사박물관 제공
넉넉한 객주, 《기산풍속도첩》,<br
넉넉한 객주, 《기산풍속도첩》,ⓒ서울민속박물관 제공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