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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항쟁에 앞장 섰던 노동자들은 ‘사회적 약자’ 아니어야 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총파업’이 새겨진 대형 깃발을 들고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총파업’이 새겨진 대형 깃발을 들고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생명을 위협하는 과로사회로 내몰고 수당마저 빼앗는 탄력근로제, 재벌의 배만 불리고 돈벌이 지갑을 통째로 내주는 규제완화법, 반민주·반노동 적폐정권을 끌어내린 촛불항쟁 2년 만에 다시 자본가 청부입법이 활개 치기 시작하는 지금. 철퇴와 같은 총파업의 기세로 자본가 청부입법 주저앉히고, 2년 전 촛불이 다시 횃불로 활활 타오르고 있음을 보여주자" (민주노총 총파업 결의문 내용 중)

'노동적폐 청산'과 '재벌 개혁'을 염원하는 노동자들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왔다. 거리로 나온 이들은 "노동자들의 단합된 힘으로 세상을 바꾸자"며 11월 21일 총파업에 뜻을 모았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시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시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10일 오후 서울 태평로에서 '적폐청산! 노조 할 권리! 사회대개혁! 11.21 총파업 선포!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약 6만여 명(주최 측 추산)의 노동자와 시민들은 "열사 정신 계승하여 노동 적폐 청산하자", "총파업으로 세상을 바꾸자"고 목소리 높였다.

48년 전인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살라 목숨을 바친 22세 재단사.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기 위해 민주노총은 매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태삼 씨와, 심장질환으로 투병 중이었던 '재야의 거목'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도 참석했다.

'해고는 살인이다. 공장으로 돌아가자'를 외치며 9년 투쟁 끝에 복직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과 사법농단의 피해자이자, 12년의 싸움 끝에 복직된 김승하 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 노조파괴에 맞서 싸웠던 이대희 금속노조 갑을오토텍 지회장이 무대에 올랐다. 이들은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10일 오후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백기완 선생님이 불편한 몸으로도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0일 오후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백기완 선생님이 불편한 몸으로도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80만 노동자로 구성된 민주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사회적 약자'가 아닌 '노동의 주인'인 노동자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 1년 반이 지나도 청산 되지 않고 남아있는 적폐 권력, 적폐체제가 남긴 오욕의 유물이자, 재벌특혜세력의 온상지로 남아있는저 국회, 바로 저들에게 한국 사회 대개혁이 불가능함을 확인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확대, 자본가 청부입법의 국회 일방 처리를 강력히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극단적인 정경유착의 추악한 몰골을 들키고 숨죽이던 재벌이 다시 자기 세상이 열리는 듯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며 "민주노총은 재벌체제의 청산과 사법농단 세력의 처벌만이 우리가 만나야할 진정한 촛불세상임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11월 21일 총파업에 이어 12월 1일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 중소자영업자, 청년학생과 제 민주시민들과 함께 거대한 파도와 같은 기세로 12월 민중대회에도 함께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대표는 "저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아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노동자, 농민, 도시 빈민이 앞장 서서 촛불 항쟁을 통해 저 무도한 박근혜 일당 쫓아내고 촛불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었고, 그 선봉에서 세상을 바꾸는 민주노총이 사회적 약자 취급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최저임금법 개악', '은산분리 완화', '규제프리존법' 등 '개혁 역주행'에 맞선 노동자·민중의 정치세력화를 촉구하며, 12월 1일에 개최되는 '민중대회' 참여를 독려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시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시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조 할 권리 보장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기자

이날 대회에는 1년이 넘게 장기간 고공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의 동시 영상 통화가 진행됐다. 전주시청에 있는 조명탑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김재주 공공운수노조 전북택시지부장은 "대화를 풀고 약속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투쟁의 고삐를 늦춘 대가가 지금 최장기 고공농성 해야 하는 저의 모습"이라며 "투쟁 없이 쟁취없다. 저도 위에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서 농성하고 있는 박준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은 "독점 재벌 권력과 그 하수인 노릇을 하는 적폐세력들은 마땅히 해체돼야 진정 노동자, 민중의 삶또한 나아진다"며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점점 더 자본과 정권의 노동 탄압의 칼바람은 노동자 민중을 향할 것이다.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우리는 사장이 아니라, 노동자다', 260만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위해 타워크레인 노동자도 무대 위에 올라 노동자성 인정과 노조 할 권리에 목소리를 냈다.

김경신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어제 티비에서 소속 직원을 폭행하고 엽기행각을 벌인 미래기술 대표 양진호가 구속됐다는 뉴스를 봤다"며 "그 회사의 노동자들이 폭력과 무서움을 참고 싶어서 참았겠나. 혼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라도 같이 투쟁해줄 수 있었다면, 인간 이하의 대접을 참지않았을 것"이라며 "우리 주위의 양진호는 많다. 2천만 노동자들이 제2~3의 양진호에게 당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은 노조할 권리의 보장이다. 그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노동이 존중받는 진정한 길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노동자들은 사회적 약자"라면서, "재벌과 노동자들이 한 번도 같은 취급으로 맞장 떠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평등하다고 하셨나. 노동자에게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 노동자에게 노조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노동자가 평등하게 되는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태평로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에서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사측의 일방적인 자회사 전환을 강요받고 있는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의 투쟁을 언급하며 "어제는 (한국잡월드) 동지들의 월급날이었다. 150만 원 받던 노동자의 앞자리 1자리가 빠졌다. 당장 월세를 걱정하는 조합원이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결의한 것은 다음달 월급에서는 아무것도 없을 수 있다는 각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이어 "그 동지가 저에게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저들의 막무가내식 자회사 독촉이 멈출 줄 알았다'고 묻는다. '파업도 하고, 청와대·노동부에서 농성하면 이길 줄 알았다'고 한다. '민주노총 80만의 힘으로 왜 못 이기냐'고 묻는다"며 "저들에게는 제가 민주노총이고, 이 자리에 동지들이 민주노총이다. 이 싸움 반드시 이기겠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이 부위원장은 "대통령 문재인은 국회 연설에서 함께 잘사는 포용 국가를 수도 없이 되풀이했다"며 "잘사는 포용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문제는 반드시 풀고 가야 한다. 말로만 하지말고 비정규직 당사자들과 직접 만나 얘기를 듣고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총파업 결의문을 통해 "비정규직 제로 사회를 만들겠다던 약속, 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겠다던 약속, 적폐를 제대로 청산하겠다던 약속, 노동을 존중하겠다던 약속, 저들이 말뿐이라면, 우리는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음을 11월 21일 총파업 승리로 보여주자"고 선언했다. 이어 "우리가 바로 전태일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며 "우리의 노동을 쓰다 버리는 소모품으로 여기는 너희들에게 총파업으로 똑똑히 뼛속까지 일깨워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최저임금법 원상회복 및 추가개악 저지 ★ILO핵심협약 비준 및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법 전면 개정 ▲공공부문 제대로 된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재벌 적폐 청산과 재벌 개혁 ▲사법적폐 청산, 친재벌 관료적폐 청산 ▲사회안전망 강화, 제대로 된 국민연금 개혁 등을 요구했다.

대회 후 이들은 청와대 방면과 총리 공관, 두 개 방면으로 나뉘어 행진을 진행했고, 마무리 집회 후 해산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10일 오후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한 가운데 경찰 병력이 청와대 방면 도로를 가로막고 있다.
10일 오후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8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친 노동자들이 서울 종로구 청운동주민센터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한 가운데 경찰 병력이 청와대 방면 도로를 가로막고 있다.ⓒ김슬찬 기자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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