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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소상공인 위한 ‘제로페이’에 찬물 끼얹은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자료사진
카카오페이 자료사진ⓒ사이트캡쳐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불참한다. 최대 플랫폼 사업자인 카카오의 불참으로 사업은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제 ‘제로페이’는 거대 공룡 ‘카카오페이’와 경쟁해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카카오측은 지난 7일 제로페이 사업안이 확정되자 “기존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맹점, 이용자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으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지 다각도로 검토해 본 결과 사업구조와 진행 중인 사업으로 인해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사여구를 빼면, 카카오페이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제로페이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인 휴대폰 결재 ‘페이’ 시장은 누가 사업의 주류가 되느냐가 사업의 승패 가를 전망이다. 시장을 선점하고 있고 대중들에게 친근한 카카오페이가 ‘주류’가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카카오페이는 대대적인 TV광고 등을 통해 QR코드 가맹점 모집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현재 15만개에 달하는 매장을 확보했다. 카카오페이 이용자도 2500만명에 육박한다.

반면 제로페이는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을 비롯해 네이버와 토스 등 28개 결재플랫폼이 동참한다고는 하지만 국민 메신저인 ‘카톡’이 빠지면 타격이 불가피하다. 카톡에서 결제 버튼만 누르면 되는데 어떤 사용자가 새어플을 깔고 사용법을 익히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면서 제로페이를 쓸까.

문제는 수수료라도 아껴 어려운 소상공인을 돕자는 정부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카카오페이도, 제로페이도 수수료가 0원이다. 제로페이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수수료를 은행 등이 대신 부담한다. 카카오페이 역시 아직까지는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를 물리지 않는다.

문제는 앞으로다. 정부 정책으로 시작된 제로페이는 수수료 0원 방침이 꾸준히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다르다. 언제까지 수수료 0원 정책을 유지할 지 장담할 수 없다. ‘페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카카오가 압도적 지위를 통해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한다면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수료를 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카카오의 기존 사업 패턴을 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카카오택시가 대표적이다. 초기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하더니 결국 유료화로 전환하지 않았나.

중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사회적으로 배려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순리다. 연 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IT 공룡 카카오라면 사회적책임은 더 커진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수십억원을 들여 ‘카카오임택트’ 같은 사회공헌 재단을 설립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소상공인보호 정책에 힘을 싣는 것, 그게 진짜 사회적 책임 아닐까.

덧붙여 취재과정에서 듣게 된 서울시의 상황인식에도 변화를 촉구한다. “카카오페이가 제로페이 사업에서 빠져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식의 담당자 설명은 우려를 넘어 황당하기까지 하다. 아직 카카오가 “최종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 둔만큼 모쪼록 다양한 협상채널을 통해 사업을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노력해줬으면 한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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