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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남을 청한 비정규직 노동자 100인의 목소리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및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외치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및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제공

공공·민간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 노숙농성에 돌입하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4박5일에 걸쳐 청와대와 국회, 법원, 검찰 앞에서 공동투쟁에 돌입한다.

비정규직 노동자 100여 명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선포 기자회견'에 모였다. 작업복을 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신이 일하는 작업장과 이름을 적은 피켓을 들고 "비정규직 철폐하고, 사람답게 살아보자", "비정규직 양산하는 파견법을 폐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 사회는 일본 기업 아사히글라스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된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장이 맡았다.

이날 기자회견엔 간접고용노동자,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알바노동자들이 목소리를 내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비정규직 제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4년 넘게 LG유플러스의 노조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인터넷 설치·수리노동자인 제유곤 씨는 "대기업 재벌들은 자신이 마땅히 고용해야 할 상시지속업무 노동자들과 원청 사이에 하도급 업체를 끼워 넣어 막대한 이윤을 독식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간접고용을 막지 않는 정부의 대기업 봐주기, 원청사의 대체인력을 투입이 불법이 아니라는 노동부의 기업 편의적인 행정해석에서 나온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원청사가 하청사의 노동3권을 방해하면 엄벌에 처해야 하며, 상시고용업무는 직접고용 돼야 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지엠 창원 공장에서 '스파크' 자동차를 만드는 비정규직 노동자 진환 씨는 "바로 옆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비정규직들은) 절반의 임금을 받고 있다"라며, "창원, 부평, 군산 공장에서 한국지엠이 법인분리를 하고 구조조정을 하며 제일 먼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쫓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얘기하던 비정규직 제로(0)시대가 비정규직을 해고시키는 것이란 말이냐"며 "우리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땀의 댓가를 받을 수 있는 비정규직 직접고용과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지엠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노동부 창원지청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법원의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는 사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노동부가 책임지고 이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이다.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 면담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2018.11.12.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문재인 대통령 면담 촉구 피켓을 들고 있다. 2018.11.12.ⓒ뉴시스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잡월드의 청소년직업체험관에서 비정규직 강사로 일했던 이주용씨는 졸속적인 자회사 전환 협의에 대해 분노했다.

이 씨는 "노·사·정 협의회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나와 있는 충분한 협의 또한 없었다"며 "사측은 다수결 원칙 하에 자회사로 결정하고, 막무가내로 자회사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또 "지난 11월 8일 자회사 원서 접수가 마감됐다. 우리 강사 직군 140여명은 단 한 번도 자회사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서접수를 하지 않았다"며 "12월 31일이면, 문 대통령의 약속 불이행으로 인해 해고가 될 것"이라고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알렸다.

화물운송 노동자인 김정환씨는 2003년 파업을 언급하며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인 화물운송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 대해 설명했다. 김 씨는 "안전운임제 법안들이 통과했지만 온전한 법안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의 칼질로 누더기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노동자들의 '적정운임보장' 요구를 반영한 안전운임제가 시행되지만,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일몰제의 한계점을 넘지 못했다고 짚은 것이다. 그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ILO핵심협약 비준과 노동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신정운씨는 패스트푸드 업계 노동형태가 비정규직으로 시작해서 아르바이트 형태로 확산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쁜 날은 1분도 쉴 틈이 없고, 8시간 동안 단 한 번도 앉지 않는다. 2013년부터 제가 당한 화상 숫자는 수십 회가 넘지만, 산재는커녕 연고 한번 바른 적이 없다. 저희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데도, 기본 노동법이나 근로감독관 제도에 대해서 몰랐다. 매장이 관리감독을 받은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신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 원을 언급하며 "단지 시급 만 원가지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저희가 온전히 제대로 밥 한 끼 먹고 살 수 있게끔 해달라는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동민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저희 예술인들은 99.9%가 비정규직"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노동자와 국민들은 비정규직 인간, 정규직 인간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은 삶을 이루는 뿌리이며, 국가가 실시하는 노동 정책과 노동법은 국민을 대하는 숭고한 태도"라면서 "(전태일 열사가 숨을 거두고) 48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까지 계속되는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고 하는 노동자들의 똑같은 울부짖음을 성찰하고 각성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이후, 비정규직 노동자 100명은 청와대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에서 캠핑촌을 설치하고,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기자회견'을 마친 비정규직 노동자 및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2018.11.12.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 공동투쟁 기자회견'을 마친 비정규직 노동자 및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면담을 촉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고 있다. 2018.11.12.ⓒ뉴시스 제공

김수억 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은 "문 대통령은 당선 이후 재벌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희망을 꿈꿨다가 절망하던 1년 6개월의 시간 동안 (문 대통령은) 재벌들은 만났으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단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 비정규직 100인은 1100만 비정규직을 대표해서 문 대통령과 비정규직 100인과의 대화를 대통령에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전태일 열사 48주기를 맞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4박 5일간 '비정규직 그만 쓰개' 공동행동에 돌입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부터 5일간 청와대, 대법원·대검찰청, 국회, 정부종합청사 등을 향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이들은 공동행동을 통해 ▲노조법 2조 개정 및 비정규직 악법(파견법, 기간제법)·노동악법 철폐 공론화 ▲불법파견 사용자 처벌 및 정규직 전환 쟁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쟁취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틀째인 13일 법원과 대검찰청 앞에서 '불법 파견,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과 '범죄자의 호위무사 검사, 판사 적폐 청산'을 촉구하며 선전전과 행진 등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은 검찰총장 면담 요구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셋째 날인 14일에는 국회 앞에서 '파견법, 기간제법 없애고, 노조2조 개정하자'고 요구하는 행동에 돌입한다. 이후 오후에는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원내 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할 계획이다.

넷째 날인 15일에는 다시 청와대 앞에 모여 "짝퉁 정규직 말고, 정규직 합시다"라는 주제로 '자회사 철회'와 '직접고용' 요구 행동에 나선다. 이들은 오후 7시에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문화제를 개최한다.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오후에는 청와대 앞에서 오후 1시 '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비정규직 100인과 끝장 토론하자"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과 면담 요구서를 청와대에 전달한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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