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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노무사 상담일지] 서울공화국, 지방노동

김종현 노무사가 새 필진으로 합류했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서울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노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된 현상을 풍자하는 말이죠. 한편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화두입니다. 고령화, 인구감소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매우 심각합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수도권 대비 비수도권 인구 비중은 20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현재는 50% 수준입니다. 지방소멸위험지역은 2018년 전국 89개로, 농어촌 지역 뿐 아니라 부산 중구 등 구도심 지역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충북 충주에서 노무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충주는 인구 23 만 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지방중소도시입니다. 여느 지방도시들처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자영업자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노동문제에 있어서는 전국 평균보다 낮은 노동조합 조직률, 낮은 임금수준, 높은 영세사업장 비율, 높은 비정규직 비율을 특징으로 합니다. 저의 사무실을 찾는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미조직노동자, 저임금 노동자, 영세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비중이 높습니다.

저는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의 회원입니다. 줄여서 ‘노노모’라고 부르죠. 노노모는 노동자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노동인권을 지키는 일을 하고자 하는 노무사들의 단체입니다. 저 역시 해고, 임금체불, 산업재해와 관련한 노동자측 사건의 대리업무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충북 청주노동인권센터가 2010년 7월부터 2013년까지 센터의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임금체불이 603건(27.8%)으로 가장 많았다.(자료사진)
충북 청주노동인권센터가 2010년 7월부터 2013년까지 센터의 상담 사례를 분석한 결과, 임금체불이 603건(27.8%)으로 가장 많았다.(자료사진)ⓒ뉴시스

노노모의 회원들 중 비수도권에서 활동하는 회원은 3분의 1 안쪽입니다. 지방의 회원 중에서도 중소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열악한 ‘지방노동’의 현실 속에서 노동자 대리를 주로 하는 노무사가 자기영역을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강준만 교수는 ‘지방은 식민지다’라는 책에서 서울쏠림 현상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방의 문제를 지방이 먼저 지적하고, 지방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역의 노동문제 역시 지역에서 스스로 대안을 마련해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은 아직 미약합니다. 대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은 일자리의 양적 확대를 정책으로 내세울 뿐, 지역의 노동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습니다. 아쉽게도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들도 지역과 밀착된 활동을 많이 벌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팔 수 밖에 없는 것이니 관심 있는 사람들부터 각자의 자리에서 손 하나씩 보태야 할 것입니다.

민중의 소리로부터 기고 제안이 왔을 때, 지방노동의 현실이 배어있는 글을 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동법이 가지는 보편성에 제가 느낀 지방노동의 특수성을 녹여내 보고자 합니다. 일터에서 겪는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대처법, 노동법 상식, 그리고 노동과 지역...앞으로 쓰게 될 글들이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아주 기쁜 일이 될 것입니다.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김종현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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