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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라돈 등 발암물질에 노출된 지하철 노동자와 시민들
수도권에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발령된 15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에서 시민들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수도권에 미세먼지 저감 조치가 발령된 15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에서 시민들이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김슬찬 인턴기자

"기관실에서 운전한 후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불편하다. 승하차를 위해 기관실 문을 개폐하면 뭔가 확 밀려오는 느낌이다. 퇴근한 후 코에서 시커먼 먼지가 나온다"(인천교통공사 노동자)

지하철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이용 시민들이 미세먼지와 라돈, 디젤연소물질 등 발암성 물질에 노출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노동자·시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산업안전보건법, 실내공기질관리법 등의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등의 주최로 '지하철 이용시민·노동자 미세먼지, 라돈 등 노출위험 평가 및 관리방안 토론회'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방송통신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박동욱 교수)은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고용노동부용역을 받아 진행한 '지하철 노동자 미세먼지, 라돈 등 노출평가 및 관리방안 마련'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등의 주최로 '지하철 이용시민·노동자 미세먼지, 라돈, 디젤연소물질 등 노출위험 평가 및 관리방안 토론회'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
공공운수노조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 등의 주최로 '지하철 이용시민·노동자 미세먼지, 라돈, 디젤연소물질 등 노출위험 평가 및 관리방안 토론회'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렸다.ⓒ공공운수노조 제공


지하철 내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대부분 건강에 위험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나타났다.

산학협력단이 서울, 인천 등 61명 역무(26명), 승무(10명), 기술(25명) 지하철 노동자들을 상대로 시간 별 직무활동 및 장소별 해당물질 노출 상태를 평가한 결과, 실내 공기질 기준(150 ug/m3) 초과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는 실내 공기질과 대기 환경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 안 미세먼지를 대기 환경기준과 비교했을 경우, 연간 대기 기준 50 ug/m3을 모두 초과했다. 또한 1일 환경기준 100 ug/m3을 초과한 건수는 총 1,780건에 달했다.

지하철 환경에서 노동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주된 유해 인자는 미세먼지, 초 미세먼지, 라돈, 디젤 연소 배출물 등이지만, 이들은 산업안전보건법 측정 대상 항목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이를 측정한 지역은 없었다.

역사 안 미세먼지는 정비, 레일 마모, 외부 유입 등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학협력단은 외부로부터 지하철로 유입된 먼지는 역사 전체 환기 장치 효율성 평가를 통해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기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은 곳에는 라돈이 쌓여서 축적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된 고농도의 라돈이 폐에 들어가게 되면 폐암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학협력팀은 1999년~2005년까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자료, 2008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16년 직업성폐질환연구소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서울과 부산의 지하철 승강장과 역무실 등 여러 곳에서 공기 중 라돈이 WHO(World Health Organization, 세계보건기구)의 권고 기준인 100 ㏃/㎥와 우리나라 환경부 기준인 148 ㏃/㎥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은 2000년 이후 공기 중 라돈 수준이 148 ㏃/㎥을 넘은 승강장, 대합실, 역무실(펌프장 제외)이 총 86개, 부산은 역무실 3개소였다.

이들은 펌프장의 라돈이 지하철 공기질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했다. 산학협력단은 라돈이 자연 발생할 수 있는 지하철 내 모든 펌프장의 라돈 발생 수준을 조사하고 이를 근거로 적정한 환기장치를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지하철 전동차 정비 모습
서울지하철 전동차 정비 모습ⓒ민중의소리

지하철 기술직 노동자는 다른 직무에 비해 디젤 차량을 취급하고 터널에서 작업하는 시간이 길다. 이들은 업무 특성 상 PM2.5와 디젤배출연소물인 카본블랙에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본블랙은 흑색의 미세한 탄소분말로 되어 있으며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산학협력단은 지하철 환경에서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카본블랙 등의 주요 발생원으로 정비 작업 때 사용하는 디젤 차량을 지목했다.

이들은 지하철 미세먼지와 디젤배출연소물 발생을 줄이기 위해 디젤 차량을 전기 차량으로 교체하고, 정비 작업 시 살수 작업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살수 작업에 사용할 물은 라돈 함유를 고려해야 하고, 터널은 반 밀폐공간이므로 먼지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들은 "지하철 환경에서 노동자 건강보호를 위해서 미세먼지, 라돈, 디젤 연소 배출물의 발생 및 노출을 평가할 수 있도록 권고하거나 관련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실내 공기 질 관리기준을 대기 기준과 일원화하고, 주요 역사에 미세먼지(PM10),초미세먼지(PM2.5), 라돈 등 수치를 분석해 공기질을 실시간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 조성애 정책기획국장은 인천교통공사의 경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일 당 1.2시간 환기를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지하철 전기세 절감 때문에 환기시설 가동 시간을 줄여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이용자들의 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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